타로로 읽는 상징과 스토리
*poto: stephanette / Taro, goeden ART NOUVEAU
그는 늘 사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다른 이야기를 꾸미거나 자기만의 전략으로 움직였다. 직접적으로 맞서거나 해결하지 않고 책임회피의 모습으로 은폐하거나 기만하거나 피하는 선택을 해왔다. 관계 속에서도 신뢰보다는 늘 숨은 행동을 했다.
겉으로는 나는 옳아, 나는 피해자야라고 말하면서도, 무의식 깊은 곳에서는 나는 사실 도망치고 있어라는 자기기만의 구조. 남에게 뺏길까 두려워서 과하게 움직이고 결국 더 불안해지는 그 무한반복. 완전히 부정하지 못하는 죄책감이나 미련으로 두 개의 칼을 두고 가며 뒤돌아본다. 그는 늘 뭔가 남기고, 도망치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전쟁이 끝나고 남은 전리품을 챙기는 병사의 모습과도 같다. 남의 것을 훔치는 이유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이다. 그는 단순한 거짓말쟁이가 아니라, 그의 삶에서 생존을 위해 체득한 방식이다. 가난, 실패, 사회적 억압 속에서 그는 정면 돌파가 아니라 우회, 은폐, 조작으로 살아남아야 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삶 전체에 각인되어 버려서 진실한 관계에서도 똑같이 작동한다. 그래서 사랑조차 거래와 속임수의 장으로 변해버린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었던 자의 상징이다. 그러니 연민을 가지게 된다. 안전한 버팀목 하나 없이 자잘한 도둑질로 연명해야 했던 그의 삶. 그는 늘 숨기고 도망치는 자기 그림자를 끌어안지 못하고, 그래서 스스로도 진짜 자유를 경험하지 못했다. 끝내 자기 자신을 속이며 살고 있다는 그의 무의식의 고발이다.
일곱 개의 칼, 그 이후에는 그는 자신을 대면하게 될까? 도망치는 무의식, 그 그림자를 대면하면 진실한 관계로 나아갈 수도 있다. 그전에 그는 기존의 생존 방식과 방어 기제를 모두 다 부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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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사 뒤편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달빛조차 이곳을 피해 간 듯, 허공에 떠 있는 빛은 희미하고 병든 노란색 같았다.
그는 그림자 속에서 몸을 낮췄다.
손에는 칼 다섯 개가 들려 있었고,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미끄러웠다.
칼들이 부딪히며 낸 금속성 소리가, 아무도 없는 밤공기를 쓸어내렸다.
‘젠장, 소리 좀 내지 마.’
그는 이를 악물며 천막을 스쳐 지나갔다.
뒤에 두 개의 칼이 남겨져 있다는 걸 알았다.
그건 마치 덫처럼, 혹은 양심처럼 그 자리에 박혀 있었다.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고개가 저절로 꺾였다.
그 두 자루가 서늘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를 지켜보고, 그를 기억하고, 언젠가 되갚아줄 것처럼.
순간 그는 심장이 얼어붙는 걸 느꼈다.
칼을 쥔 손이 아니라, 칼이 그의 손을 쥐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건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
도둑질해 온 자유, 숨겨둔 욕망, 거짓말로 세운 자아였다.
멀리서 천막 안 병사 하나가 뒤척였다.
그는 숨을 멈췄다.
심장이 철커덕, 철커덕, 낡은 기계처럼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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