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고개 너머
20년 전이었나
미국에 살던 친구가 여행을 왔다.
친구의 친구들은 각자 여행지에서 마지막 종착지로 한국에서 모이기로 했다 한다.
대학 때의 추억을 다시 느껴보려 온다는데,
나에게 여행 가이드를 부탁했다.
친구들이 제일 좋아한 곳은 역시 대학 때 모여 놀던 생맥주집
그러니 가이드라 할 것도 없다.
잔류팀은 부산 여행을 가자 했다.
나의 애정하는 애마에 우르르 태워서 부산으로 갔다.
지금 같으면 엄두도 못 낼 이야기다.
세 시간 이상 운전하면 기력이 쇄한다.
젊을 때 돌아다녀서 다행이다.
조수석에 앉은 친구는 산처럼 쌓인 씨디를 갈아 끼우고
우리는 고래고래 노래를 하고
휴게소에선 어김없이 통감자에 호두과자를 먹었다.
뽕짝이 흘러나오는 트럭에서 꽃무늬 모자와 썬글라스를 사고
해운대 바다를 배경으로 필카와 디카로
인물 사진을 수백 장 찍고
컨셉 사진을 찍고
맛집을 가서 배 터지게 먹고 마셨다.
그리고도 멀쩡하게 새벽에 일어나서 해돋이를 보겠다고 일행을 깨워대곤 했다.
좋은 추억들을 되살려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다.
일행들이 자고 있어서 글 쓰고 있는 건 안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