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하게 잡힐 듯 잡히지 않아.
*사진: Unsplash
이상하게도 늦게 일어났다.
잠을 푹 자버렸다.
그 덕에 꿈을 꾸었다.
꿈의 조각들은 가장자리가 흐릿하다.
퍼즐을 맞추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그 남은 조각들을 자리에 맞는 곳에 내려놓는다.
노트북으로 문서를 제출하고 있었다.
휴가였나 퇴근이었나.
마지막 남은 문서를 다 쓰기도 전에 사람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그래서 주섬주섬 노트북을 챙겨서 집으로 가져가기로 한다.
전날 밤, 나는 파티를 열었다.
음식들은 넘치도록 준비를 하고
모르는 이들까지 다 모여서 신나게 먹고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노트북을 챙겨서 집으로 가는 길에
세워놓은 차에 올라탔다.
가파른 산길에 한쪽은 낭떠러지
길은 움푹 파여서 도무지 다닐 수 있을까 싶은 비포장 도로였다.
차는 기름이 없다.
아니, 나의 애정하는 애마는 심장이 사라졌다.
모든 부품과 유액들이 다 있었음에도 제대로 된 출력도 나오지 않는 상태.
그럼에도 차에 시동을 켜고 위로 올라간다.
바닥은 심각하게 껴져서 싱크홀을 방불케 한다.
할 수 없이 차를 세우고 걷기로 한다.
노트북도 다른 짐도 차 트렁크에서 꺼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길에
모로코식 건축양식의 흙으로 만든 건물이 나왔다.
나는 그곳으로 들어간다.
작은 간식들을 늘어놓고 팔고 있는 가게다.
그곳의 주인은 어제 파티에 왔던 젊은 여자이다.
나는 작은 과일 몇 개를 고른다. 키위만 한 크기의 수박이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주인을 보고 반짝하는 시선을 건넨다.
나에게는 지갑도 없다.
주인은 다른 직원에게 시킨다.
"손님 오셨으니까 계산을 해드려야지."
어제 밤새도록 나의 파티에 와서 함께 놀았던 그녀는 업무용 모드이다.
그래서 나는 슬그머니 과일을 내려놓는다.
그녀는 스테인레스 주방 안쪽에 서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그녀의 앞에는 가게의 메뉴들이 주렁주렁 걸려있다.
어릴 적 가던 재래시장의 수타면 칼국수집의 분위기와 비슷하다.
메뉴 중에 라볶이가 있다.
나는 평생을 한 가지만 먹고살아야 한다면, 라볶이를 고를 것이다.
"라볶이가 먹고 싶은데"라며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그게 끝이다. 오늘의 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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