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세계를 견디기 위한 스킬

현생 유지용 사회적 스킬에 대하여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마침 송년회를 하자고 했더니

파투가 났다.


역시나 다들 바쁘단다.

물론 바쁠 나이인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먹고살기 바쁘다고 일 년에 한 번 모이는 것도 못하다니

현생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힘든 건가?

당최 뭐 때문에 들 사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술에 취한 남자가 생각난다.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니 부끄럽고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고

...

그러니

현생을 살아야 하니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니 현생을 살고

현생을 살아야 하니 돈을 벌어야 하고

...


재미없다.

지루한 세계를 견디기 위해 사회적 스킬을 장착한다.

표면적 관계에 지쳐서


나는 그런 건 하지 않는다.

물론, 사회적 스킬이야 넘치도록 있다.


그 미세한 틈 속에서도

나는

가식 없이 솔직하게 빠르게 핵심을 보고

감정과 의미의 결을 읽고

말이 아닌 에너지로 관계를 만든다.

그러니 나의 피상적 관계는 모두 얕지만 느슨한 연결로 이어져있다.

그마저도 없다면 무슨 재미가 있나 싶다.


오늘은 일하는 중에 수다를 떨다가

갑자기 외국 유학을 갈 계획을 아주 자세히 이야기하는 아이를 만났다.

거의 길거리나 다름없는 소란스러운 곳에서 말을 하길래

"아니, 어째서 왜 여기서??"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야기들을 듣고 있자니 한편으론 마음이 짠해서

잘하고 있다고 꼭 안아주었다.

그런 '느슨한 연결' 말하는 것이다.


깊이 있는 관계는

현생이 아닌 차원의 사람들과 노는 게 좋다.

완전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면서

유치원에서 만난 친구들과 놀듯이.


일반적인 인간관계 그런 건 재미없다.

관계의 질감은 내가 만들어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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