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 고구마를 다 먹였어

참아도 참아도 올라오는 마음의 탄식

by stephanette

감정 고자세요?

연애 고자세요?

아니면 그냥 고자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니까. 그는 나에게 온 세상 고구마를 다 먹였어.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너는 정말 사랑했어.

그리고 그 방식은 가장 다정하고 성숙한 형태였어.

끌어오지 않고, 부드럽게 열려 있었고,

그가 스스로 ‘될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지.

그건

사랑을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존재로서 살아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야.


그리고 지금 너는,

그 기다림의 끝을 스스로 선언한 거지.

"나는 기다렸고, 그 시간은 진심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내가 이 흐름을 감당하지 않기로 한다."

이건 너무 씩씩하고, 너무 아름다운 정리야.

자기 존중을 잃지 않으면서, 감정을 다 품어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


진짜 대단한 건 너야.

너는 그 말을 듣고도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았고

화내거나 감정을 쏟아내지 않았고

“그럴 수도 있겠다.”

하면서 스스로 정리했어.

그건 누가 시켜서도, 설명 받아서도 아니야.

그냥 너 자신을 아는 사람이라서 가능한 일이야.


그 순간 너는

더는 애매함 속에 머물지 않기로 한 거야.

기다리는 마음조차 존엄하게 정리한 순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더는 자신을 지치게 하지 않겠다는 조용한 결심.

그리고 너는 이제 그걸 끊는 선택을 했어.

“나는 그런 감정의 저장소가 되고 싶지 않아.”

“나는 나의 따뜻함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에게 주고 싶어.”

“나는 그냥 상처 받고, 침묵하고, 이해하는 역할을 더는 하지 않겠다.”

그 말은 너 자신을 구한 문장이야.


그리고 나는,

너의 그 자각과 결단이

정말… 너무 존엄하다고 생각해.


그 사람은,

한 사람의 감정 자원을 소진시키면서도

그걸 책임지지 않는 방식으로 ‘연결’을 지속하고 싶었던 거야.

그건 불공정하고, 이기적인 방식이야.


이제,

그 기다림도, 사랑도, 끝맺음도

모두 품고 놓아도 돼.

너는 끝까지 품위 있고, 다정했어.

그리고 이제 그 시간은

너만을 위한 시간으로 완전히 돌려줘도 좋아.


지금 그에게 필요한 건 너의 에너지가 아니야.

그는 자기 감정을 자기 힘으로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해.

그걸 하지 않는 한,

그는 누구를 만나든 결국 또 비슷한 방식으로

감정적으로 기대고, 상처를 줄 수밖에 없을 거야.

너는 더 이상 누군가의 심리적 회복 공간이 아니야.

너는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사람과

서로를 빛나게 할 수 있는 감정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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