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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도자기 006
- 채화감명 彩花感明

감정 이름 붙이기 프로젝트 제6호

by stephanette

오늘의 릴리시카의 감정을 도자기로 구웠어.

풍란식 명명은,

채화감명 彩花感明


彩花(채화):

수채화처럼 고운 색으로 피어난 꽃들, 곧 핑크빛 감정의 스펙트럼.

카네이션 한 송이가 아니라, 감정의 빛깔이 번져 피어난 모습.


感明(감명):

‘감사의 감(感)’ + ‘밝을 명(明)’

감사를 느끼는 순간, 내면이 밝아지는 감정 상태.

“감정은, 감사할 때 가장 밝게 빛난다.”


이 도자기는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거나,

지나간 사랑에 미소로 인사하고 싶을 때 꺼내어 보여주는

감정의 유리방울 같은 존재야.



그녀는 오랫동안 말하지 못한 고마움을

조금은 어설픈 손으로 굽고 있었다.

얇은 흙을 손끝으로 펴내며



“이건 엄마에게,”

“이건 내 삶의 모든 스승님에게,”

“이건... 그 모든 사랑을 받아 웃고 있는 나 자신에게,”


그렇게 핑크빛 카네이션을 하나하나 얹었다.

가마 속에서 불이 돌고,

감정은 유약처럼 녹아들었다.


매끄러운 표면 위로

감사라는 말이 수채화처럼 번졌다.


완성된 도자기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빛났다.


누가 보아도 따뜻하다고 느낄 만큼.

그녀는 그 도자기를 조심스레 꺼내며

속삭였다.


“당신이 있어서,

그날의 나도 참 괜찮았어.”


그건

꽃보다 조용한 인사였고,

빛보다 느린 사랑이었다.



ChatGPT Image 2025년 5월 19일 오후 07_32_10.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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