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링크드인에 <헤드헌터에 대한 오해>에 대해 포스팅하였고, 그 중 아래와 같은 댓글이 있었습니다.
"정말 궁금한게.. 헤드헌터 입장에서도 ‘될 사람‘ 을 추천하는게 본인 실적에도 좋을거라 생각하는데요. JD를 보면 도저히 맞지 않을 것 같은데 포지션 추천오는 경우는 도대체 뭘까요..? 진짜 제가 적합하다고 판단한건지 정말 막 던지는건지... 그런 경우가 많아서 신기합니다"
위 댓글에 답변을 달아드리긴 했지만, 포스팅으로 남기면 좋을 것 같아 제 의견을 남겨봅니다.
이 역시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오니 다른 분들의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충분히 이해합니다.
1. 직무 전문성의 깊이에서 오는 무작위 제안
첫째, 헤드헌터의 해당 직무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IT, 마케팅, 제약 등 각 산업 내에서도 직무는 매우 세분화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제약 영업이라도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담당자의 역량과 경험은 상이합니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면, 직무의 큰 틀(Category)만 보고 제안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는 헤드헌터가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량이며 전혀 '엉뚱한'제안을 하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 역시 과거 백엔드 개발자에게 프론트엔드 포지션을 제안했던 적이 있고, 제약회사 마케팅PM과 플랫폼 기업의 PM의 차이를 몰라 헤매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UIUX 디자이너 포지션을 공간디자이너에게 제안을 했었는데, 해당 구직자도 본인이 해당 업무에 잘 맞다고 지원을 하셔서 당연히 서류 불합격을 한 경험도 있습니다. 부끄러운 기억이며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때의 부족함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헤드헌터들이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발전시켜야 할 핵심 역량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문성을 키우지 못하는 헤드헌터들은 채용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도 명확한 사실입니다.
2. 프로필 정보의 명확성
둘째, 후보자의 프로필 정보가 포괄적인 경우입니다. '해외 영업'이라고만 기재되어 있다면, 담당했던 지역(Region)이나 산업(Industry)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프론트엔드, 백엔드, 데브옵스 등 구체적인 전문 분야를 알 수 없습니다. 이 경우 헤드헌터는 일단 제안을 통해 후보자와의 대화를 시작하고, 이를 통해 적합성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3. '적합성(Fit)'에 대한 해석의 차이
셋째, '적합하다'는 기준의 모호성 때문입니다. JD에 명시된 10개의 자격 요건을 모두 갖춘 '완벽한' 후보자는 현실적으로 찾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헤드헌터는 핵심적인 역량 몇 가지가 일치한다고 판단되면, 잠재적 가능성을 보고 제안을 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자격 요건의 80%를 충족하는 후보자보다 50%를 충족하는 후보자가 최종 합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서류상 드러나지 않는 후보자의 문제 해결 능력, 문화 적합성(Cultural Fit), 성장 잠재력 등이 면접 과정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채용 시장의 불확실성(Uncertainty)으로 인해, 헤드헌터는 기본적인 요건이 충족된다면 우선적으로 후보자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함께 가능성을 타진해 나가는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결론입니다.
물론, 명백히 잘못된 포지션 제안은 헤드헌터의 전문성 부족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우리 스스로가 더 공부하고 전문성을 키워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외의 경우들은 채용 과정에 내재된 다양한 변수들을 모두 통제/이해할 수 없기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심지어 같은 이력서라도 기업내에서 누가 검토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인사팀에서 보는 기준과 현업에서 보는 기준이 다르고, 해당 팀장의 기준과 대표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많은 주관적인 요소가 들어가는 것이 채용 과정이기에 그러한 기준들을 헤드헌터가 100% 파악하고 후보자들을 찾기는 불가능합니다.
구직자들도 본인의 경험과 잘 맞다고 판단되어 지원하지만 불합격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러니 단순히 밖으로 드러난 구직자들의 프로필만 보고 그 사람이 원하는 커리어 방향성이나 경력 전체를 헤드헌터가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나 합니다. 물론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영역이나 엉뚱한 제안을 하는 것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해당 헤드헌터의 역량 부족이지 전체 헤드헌터가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헤드헌터는 기업과 후보자 사이의 수많은 변수 속에서 최적의 연결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조력자라 생각합니다. 결국 기업과 후보자 모두가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연결점을 찾아드리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기에 그 속에서 더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늘 공부하고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