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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r 18. 2021

인정하세요. 삶이 편안해집니다.

인정하면 보이지 않던 게 보입니다.

살다 보면 인정하지 못할 일들이 수두룩 합니다.

내 인생은 왜 이러지?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지? 내가 남들보다 못한 게 뭘까?


인정하지 못하는 삶은 이토록 처량하면서도 피곤합니다.

늘 남을 탓하고, 세상을 탓하며 모두를 적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인정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저는 가끔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합니다.

길을 가다 누군가 나에게 누군가 쓰레기봉투를 던진다면? 아마도, 우선 나도 모르게 그걸 받아 들 겁니다. 피할 새도 없이 말이죠. 옷에는 벌써 흘러나온 유쾌하지 않은 액체가 흥건히 묻어 있고, 냄새도 그리 좋지 않아 온몸이 불쾌함에 싸여 있을 겁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분노하는 것일까요?

부들부들 떨며 세상을 탓해야 하는 것일까요?


당해보지 않으면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어서 빨리 던진 사람을 향해 복수를 하거나, 가만있지만 말고 어떻게든 해보라고 말이죠. 그러나, 달려오는 자동차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얼어붙는 사슴같이 막상 그러한 일을 당하면 그 누구든 쉽사리 대응하지 못합니다.


제 삶을 복기해봤을 때, 저는 제게 던져진 쓰레기봉투를 영문도 모른 채 받아 들고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분노하고 남을 탓하곤 했습니다.

쓰레기를 그대로 들고서 말이죠. 그러나, 이제는 좀 다릅니다. 그래 봤자 남는 건 내 마음을 잿더미로 만드는 '화'라는 걸 알게 된 겁니다. 몸의 건강은 물론 마음과 영혼마저 시들해지는 결과를 맞이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제가 택한 방법.

그러니까 영문도 모를 시련이나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들이 삶에서 내게 던져질 때, 제가 가장 먼저 보이는 방법은 이제 '인정하기'입니다.


인정하고 나면 마음이 그나마 편해집니다.

'아, 내게 더러운 쓰레기가 날아왔구나.'란 걸 인지하고 인정하면, 그다음에 무얼 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엔 공간이 있습니다. '화'와 '분노'라는 자동적인 반응을 보이기 이전에 그 사이 공간을 만들어 시간 차이를 두는 것. 그것이 바로 '인정'입니다.


<직장 내공>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받아들임'과 '떨쳐버림'의 기술. 즉, 떨쳐버리려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은 나에게 주어지거나 닥친 것들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내가 나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다시, 살다 보면 이해할 수 없고 인정하지 못할 일들이 수없이 날아옵니다.

날아온 쓰레기는 내 것이 아닙니다. 내 손에 들린 쓰레기를 들고 악을 써봐야 소용없습니다. 억울하긴 하지만, 영문을 모르겠지만 내게 닥친 일과 상황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게 우선입니다.


쓰레기라면 내다 버리면 되고, 옷에 무엇이 묻었다면 닦아내야 합니다.

쓰레기를 들고 그 자리에서 악쓰고, 남과 세상을 탓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럴 시간도 없습니다. 나는 나를 어떻게 지켜낼지, 어떻게 추스를지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우리는 많은 양의 쓰레기를 움켜쥐고 부들부들 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잠시, 내 손에 들린 게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짊어지고 있는 짐들이 혹시 쓰레기는 아닌지 함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불필요하게 들고 다니는 감정의 쓰레기는 인정할 때 비로소 눈에 보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홀가분하게, 마음 편하게 그것들을 쓰레기통으로 보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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