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다가가는 가장 진솔한 방법, 글쓰기
'메타인지', 나를 객관화하는 힘
'인지(Cognition)'는 '어떠한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여 안다'라는 뜻이다.
여기에 '메타(Meta-)'가 붙으면 최근 우리가 자주 듣는 '메타인지'란 말이 된다. '메타인지'는 '인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해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하고 발견하고 통제하는 정신 작용'을 말한다.
인지가 지식을 단순히 이해하는 수준이라면, 메타인지는 자신의 지식 상태를 파악하고 그 지식을 적절하게 활용한다.
기계나 동물의 인식 능력과 인간의 그것이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메타인지를 '인식에 대한 인식', '상위인지', '생각에 대한 생각', '다른 사람의 의식에 대한 의식', '고차원의 생각하는 기술'이라고도 표현한다.
종합하면 '나를 객관화하여 보는 힘'이라고 해도 좋다.
나 자신을 아는 힘과 그 어려움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로 신전 현관 기중에 새겨진 이 말은 '메타인지'가 무엇인지를 간결하고도 강력하게 설파한다.
사실, 이 말 하나면 앞서 장황하게 늘어놓은 단어의 조합도 쉽게 설명된다. 나 자신을 아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는 고대시대 또한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지혜가 신에 비하면 하찮은 것에 불과하며,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무지(無知)'를 아는 것이 철학의 출발점이라 말했다. 탈레스 또한 남을 충고하는 일이 가장 쉽고,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 했다. 이에 질세라, 공자도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그것이 곧 앎이라 말했다.
이처럼,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걸 알지 못한다.
많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 무엇을 모르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나 자신에 대해서는 더 많이 자만하고 또 더 많은 걸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화들짝 놀라곤 한다.
탈레스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는 남을 아는데에 더 익숙해져 있는지 모른다.
거울을 보지 않는 이상 나는 '나'를 볼 일이 별로 없다. 대부분 내 눈에 보이는 존재는 타인이며, 그들의 언행을 보며 우리는 가타부타 말을 던진다. 그들을 통해 내 자아를 투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실상과는 거리가 먼 허상일 뿐, 정작 중요한 본질은 내 안에 있다는 걸 우리는 자주 잊는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쉬울 것 같지만, 막상 나 자신을 알려고 하면 할수록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나에게 다가가는 가장 진솔한 방법, 글쓰기
미국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J.H.Flavell)은 1976년 처음으로 '메타인지'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는 '메타인지'가 인간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발달 능력이라 말하며, '메타인지'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얻어진 답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 관찰하고 통제하는 사고 활동을 거친다 말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질문'이다.
리사 손 콜롬비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또한 "질문에 대해 정해진 하나의 답을 찾는 것은 AI 로봇이 더 잘하게 되었으니, 인간은 지속적으로 배우고 학습하며 여러 개의 답을 찾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인간이 동물이나 기계보다 뛰어날 수 있는 부분.
호기심과 자신감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나아갈 수 있는 차별화된 능력. 실수와 실패를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배움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바로 '메타인지'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를 객관화하고 미지와 같은 나를 조금이라도 더 알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글을 쓰면 나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고 나에게서 벗어나 나를 조망(眺望)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하지 않고는 글이 나올 수 없다.
그것이 바로 글쓰기의 매력이자, 우리가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다.
내게 던질 문과 나를 객관화할 필요가 있어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하지만, 글쓰기를 시작하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고 한 걸음 떨어져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메타인지를 다음 세 가지 요소로 구분한다.
서술 지식: 자신이 학습하는 부분에 대해 얼마만큼의 지식과 능력을 가졌는지 아는 능력
절차 지식: 이해 정도를 아는 능력
전략 지식: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는 능력
우리가 학교에서 국영수 중심으로 공부를 한다면, 단순 메모장이나 오답노트를 만들어 그것을 관리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인생'이라는 공부를 하고 있고 매 순간이 삶의 시험인 우리는 글을 써야 한다. 서술 지식, 절차 지식 그리고 전략 지식은 내가 쓴 글에 고스란히 녹아든다. '지식'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내가 '나'와 '내 삶'에 대해 써 내려가면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다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엿볼 수 있게 된다.
글쓰기는 단언컨대, 나를 가장 객관화하며 동시에 나에게 가장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를 대는 것은 더 이상 불필요하다.
나는 이미 글쓰기의 선물을 수혜하고 있으며, 함께 쓰는 사람들의 경험과 고백이 이미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도 '글쓰기라는 메타인지'를 하루라도 더 빨리 시작하시길.
나 자신과 좀 더 긴밀해지고, 세상이 주는 삶의 무게를 또 다른 나와 사이좋게 나누어 짊어지시길.
그리하여 어제보다는 덜 무거운 삶의 하루를 맞이하시길 바라고 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