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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Apr 19. 2021

역주행하려면 순주행 하세요. 꾸역 꾸역이라도.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역주행이 대세입니다.

이것은 알고리즘의 수혜일까요?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지금은 의도적으로 역주행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시대가 아닙니다. 물론, 의도적인 역주행은 주효하지 않습니다. 역주행은 진심을 바탕으로 대중이 반응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인생역전'을 바랍니다.

'인생역전'은 복권 광고의 카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인생역전'을 바란다면 대체 지금의 삶이 다들 어떻다는 걸까요? 사람들은 모두 불만족스럽고 즐겁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걸까요? 과연, 역전된 삶이란 무얼 말하는 걸까요?


'역주행'과 '인생역전'의 공통점은 '거스를 역'자가 있다는 겁니다.

즉, 삶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방향'을 바꾼다는 건 '변화'를 말합니다. 180도의 변화. 정 반대의 변화.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줄 거대한 변화.


그러나 '역주행'과 '인생역전'을 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순주행'입니다. 우리는 흔히 삶을 '걷는 것'과 '뛰는 것'에 비유합니다. '천천히 갈지언정 멈추지는 말라'던가,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라고 말이죠. 


이 비유들에는 암묵적으로 합의된 한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앞으로' 간다는 뜻입니다.


우리네 인생 흐름은 '시간'과 중첩되어 있습니다.

시간은 앞으로만 갑니다. 뒤로 가지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그 암묵적인 협의는 생략이 되어도 어디서든 그 의미가 통하게 됩니다. 즉,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숨을 쉬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순주행' 하고 있는 겁니다.


'역주행'의 또 다른 의미는 바로 '재발견'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전부터 있어왔었고, 꾸준하고 성실하게 이어져 오고 있던 걸 보지 못한 것뿐입니다. 시대를 앞서 갔었을 수도 있고, 시대의 정서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어이, 주머니의 송곳과 같이 드러날 것은 드러나게 됩니다. 그것이 드러났을 때, 지난날의 '순주행'은 재발견되어 '역주행'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 알아주지 않아도.

힘들고 지쳐도 꾸역 꾸역이라도.


우리는 각자의 삶을 '순주행'해야 합니다. 

'역주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묵묵히 만들어 가는 겁니다.


얼마 전 한 영화평론가가 토크쇼에 나와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역주행이나 인생역전이 내 인생에 올 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기에. 그저 하루를 성실히 살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습니다.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순주행'의 다른 이름입니다.


'순주행' 없이 '역주행'을 바라거나, '인생역전'을 꿈꾸는 건 그 어떤 섭리에 '역행'하는 일이 될 겁니다. 

섭리에 대한 역행은 절대자의 역린을 건드리는 일이므로 가급적 저는 그저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내는 '순주행'을 택하려 합니다.


그렇다면 언젠가, 우리는 나와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재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미 있던 것들에 대한 그 재발견이 너무 늦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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