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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Feb 17. 2023

글쓰기에 늦은 때란 없다

그저 써야 할 '때'가 있을 뿐

나는 왜 글쓰기를
좀 더 일찍 시작하지 못했을까?


간혹, 글쓰기 강의에서 20대 분들을 마주한다.

두 번째 스물이 이미 넘어 버린 나에게, 그들은 요상한 질투를 유발한다.


그 질투 유발자들이 유발하는 내 질투는.

바로, '나는 왜 저렇게 일찍의 나이에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했을까?'라는 마음이다. 20대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 30대라도 글쓰기를 시작했다면, 어쩌면 내 삶은 지금보다 훨씬 더 풍족하고 풍요롭게 숨을 쉴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다. 아니, 분명 그렇다. 글쓰기로 변화한 내 삶을 고찰할 때, 글쓰기는 하루라도 빨리 시작했어야 했다는 후회와 아쉬움의 절정체다.


고백하자면, 이러한 질투마저도 글쓰기를 통해 얻게 된 것이니 그 질투의 크기는 놀랍도록 크다.


글쓰기에
늦은 때란 없다.


한 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혹이 넘어 쓴 글은, 혹시라도 더 늦게 되었으면 어쩔뻔했나란 아찔함을 비껴갔기 때문이다. 세 번째 스물, 네 번째 스물에 글쓰기를 하는 것보단 그래도 두 번째 스물에 글쓰기를 시작한 게 낫지 않은가란 스스로에 대한 위로.


그러나 글을 써가며 깨달았다.

글쓰기에 늦은 때란 없다는 것을.


다시 말하면, 글쓰기의 때는 각자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글쓰기는 어느 날 '훅'하고 마음으로부터 올라온다.

글쓰기를 잘 못해도, 배워 본 적 없어도. 필력이나 그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전혀 상관이 없다. 그저 쓰고 싶은 그 욕구의 크기는 그 어떤 자연의 거대함에도 비교할 수가 없다. 수 십 미터 쓰나미가 온들, 내 안에서 터져나가려는 마음의 봇물을 막을 수 있을까. 굳이 말하자면, 마음속에서 터져 나가려 하는 그 에너지가 쓰나미보다 더 큰 에너지라고 나는 믿는다. '나'라는 우주가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에너지. 우주의 에너지를 감히 대적할 게 있을까. '훅'하고 올라오는 그 마음은, 비로소 나를 바라봐야 한다는 내면 우주의 외침이자 법칙이다.


'나를 뺀 우주'와, '나'의 무게를 비교한다면.

내 무게가 더 무겁다.


내가 없으면, 우주도 없으니까.


고로, 글쓰기에 늦은 때는 없다.

쓰고자 하는 그 마음이 올라왔다면, 다만 쓰기 시작하면 된다.


그저 '써야 할 때'가 있을 뿐.


정리하면.


글쓰기에 늦은 때란 없다.

저마다의 글 쓰는 때가 다르다.


그렇다면, 글쓰기에 있어 '때'를 논할 때.

적절한 시간은 그저 '써야 할 때'다. 그저 쓰는 그 순간이, 그때가 진실이며 내 우주 안에 일어나는 진리이자 법칙이다.


일찍 시작하고, 늦게 시작한다 하여 다른 건 없다.


글쓰기를 하지 않는 모든 순간은 글감을 모으는 시간이며.

비로소 쓰기 시작한 그 순간은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글감을 오래 모을 수 있는 것 또한 축복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아직까지 멈춤 없이 꾸준히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고 싶은 말도.

꺼내어 놓고 싶은 감정도.

그리하여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들도 한가득이다.




글쓰기의 '때'를 논해야 한다면.

그것을 논하기보다 나는 그저 쓴다.


글쓰기를 할 때, 비로소 내가 바라던 '때'는 시간을 초월하여 완성된다.

지금 내가 쓰기 시작한다면,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은 글을 쓰는 그 행위와 함께 먼지처럼 사라진다.


쓰면 쓸수록 나의 '때'가 완성되어 가는 느낌이다.


미약했던.

부족했던.

허탈했던.


나 자신이 어느덧, 글쓰기로 숨을 쉬고.

나만의 질문과 대답으로 나라는 우주의 공간과, 나만의 때라는 시간을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시공간 안에서 나는 또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이 존재의 차분함과 지혜로움으로 나 자신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글쓰기에 늦은 때란 절대 없다.

쓰기 시작하는 그때가 나에게 있어 가장 적절한, 최적의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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