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표 101가지 삶의 지혜>
지인 중 아나운서를 하시는 분이 계시다.
너희도 알다시피 아나운서에 대한 우리네 이미지는 단정함과 또박또박함 그 자체다. 그런데 이러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분께 들었다. 어느 한 날,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고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고 남편분에게 투정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뉴스 대본도 봐야 하고, 준비 중인 책 교정도 봐야 하고, 이것저것 계획하기만 한 많은 것들도 밀려 있고...
머리부터 감아...
남편 분의 한 마디였다고 한다.
아빠는 이 말에 격하게 동의하고 공감한다.
너희들에게, 휴일에 눈 뜨면 바로 샤워하라고 말하는 이유다. 사람은 시간이 많다는 생각이 들면, 무엇이든 뒤로 미루는 습성이 있다. 침대에 누워 있거나, 씻지도 않고 하루를 보내면 그날은 말 그대로 어영부영이 된다. 2012년 미국 켄터키 대학, 2014년 영국 런던 대학,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는 공통적으로 샤워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곤, 샤워를 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자신감, 집중력, 창의적 아이디어를 더 많이 갖거나 떠올린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그게 몇 시인지는 상관없다.
아빠도 직장인이기에, 주말에 대한 미련이 많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샤워를 한다.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서다. 직장인이면서 끊임없이 글을 쓰고, 9권의 책을 출간한 원동력도 이것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워하지 않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돌아오는 건 찝찝함과 자책감뿐이다. 몸은 편했을지 몰라도, 결국 마음이 불편하면 모든 게 불편해지는 법이다.
남편 분의 말을 듣고 머리부터 감은 아나운서 분께선, 정말로 그 효과를 보았다.
바쁜 와중에서도 출간을 하고 이곳저곳으로 강연을 다니시니까 말이다.
다시 한번 더 기억해라.
휴일 하루의 시작은 샤워로 시작해라.
영감이 떠오르고, 기분이 좋아지며, 무어라도 할 수 있는 실천의 힘이 생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