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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25. 2016

직장의 젊은 신혼들에게

관찰과 깨달음. 몇 가지는 절대 잊지 말자!

Hi, 젊음!


잘 있었어? 정말 오랜만이네. 이렇게 젊음을 외쳐본 지 벌써 수개월만이야. 오늘은 오지랖을 좀 넓혀서 직장생활 외 개인적인 영역까지 언급을 해보고자 해. 물론 불쾌하게 이래라저래라 할 생각은 없어. 그저 내가 느끼고 깨달았던 부분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니까. 바로, 신혼 때 시행착오를 겪었던 일들을 말이야. 가끔은 후배들이 결혼을 하고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더라고. (남녀를 불문하고 말이야) 그리고 실제로 그 둘을 함께 만나보면 내가 겪었던 것을 많이들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어. 정답은 아니지만 내 경험을 함께 공유하니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들 해. 나도 돌아보니 많은 걸 배우고 깨달았거든.


젊은 신혼들


절대적인 단정은 아니지만 '신혼'은 젊은것과 연관이 있어. 뭔가 새로운 시작의 기점에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서 있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말이야. 나이를 불문하지. 재혼이든 뭐든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이니까. 일단 오늘은 직장을 다니는 나와 우리 후배들의 상황에 한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해. 나 같은 경우도 직장을 다니던 와이프와 만나 새로운 시작을 했었으니까. 우리 후배들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 요즘은 서른 이전에 결혼하는 법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서른을 갓 넘기거나 훌쩍 넘겨 시작하는 모습들이 다반사지. 그리고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삐걱대기 마련이야. 처음이니까. 요즘은 더더군다나 누구를 위해 희생하고, 상대에게 나를 맞추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어. 예전 어른들이라면 수십 년 동안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웬만하면 여자가 가장인 남자에 맞추어 속앓이 하며 참고 지내는 모습들이 많았을 거야. 하지만 요즘은 다르지. 저마다의 일이 있고, 또 각자의 비전이 있어. 각자 살아온 삶도 30년은 훌쩍 는 걸. 그러니 그 둘의 조합은 갈등을 야기시키지 않을 수가 없어.


변화


소꿉놀이 같은 시간. 그리고 늦은 밤 서로를 아쉬워하며 집에 데려다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희열은 신혼의 큰 행복일 거야. 자다 일어나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누워 있는 것도 참 신기하고 말이야.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마음. 그런데 냉정하게 말하면 딱 거기까지야. 우리는 이내 현실과 맞딱들이게 되지. 당장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청소를 해야 해. 얼마간은 좋아. 서로의 초심은 서로에 대한 배려로 향해 있지. 하지만 초심이란 게 어디 그런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초심은 흐릿하게 변해가고 이내 사라지고 말지.


더불어 연애 때는 꾸민 모습만을 보다가 결혼을 하면 그 반대가 돼.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편한 옷으로 갈아 입고, 화장을 지우고 쉬고 싶은 마음에 널브러진 모습으로 서로를 대하게 돼지. 긴장이라곤 찾아볼 수 없게 돼. 가끔은 그런 둘의 모습이 자유롭고 편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비뚤어지게 되면 모든 것이 밉상으로 보이게 되고 말아.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라도 항상 일치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는 다툼도 많아지지. 신혼은 짧고 다툼이 시작되면 퇴근 후 집에 들어가기 싫은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 놀라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몰라. 물론, 모든 신혼들이 그렇진 않겠지?


관찰


나 또한 신혼 때 다르지 않았어. 모든 게 좋았지. 하지만 언제부턴가 말다툼이 잦아졌어. 우리 와이프는 성격이 그리 모나지도 않은 스타일인데도 말이야. 나 또한 욱하는 성질은 좀 있지만 둥글둥글하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그렇게 되더라고. 분명 신혼 때는 모든 게 아름답고 즐거웠는데, 어느새 부턴가 티격태격하는 것이 점점 자라 서로의 얼굴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상황까지 발생되었어. 얼굴을 보게 되면 또 그렇게 될 테니까. 너무나 궁금하더라.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혼의 단꿈에 젖어 행복했는데. 그게 영원할 줄 알았는데.


관찰을 해보기로 했어. 왜 그럴까?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보게 되었어. 우리 서로의 모습을. 말투를. 그리고 행동을. 연애 때와는 다르게 크게 변한 것. 가장 큰 것은 바로 '대화의 말투'였어. 그리고 '대화의 주제'도 함께. 자, 우리 연애 때는 무슨 말을 주로 할까?


보고 싶어, 사랑해, 나가 다 할게, 내가 지켜줄게, 예쁘다, 멋있다 등등


어때? 서로를 향한 찬사와 그리움이 한 껏 묻어나지? 그렇게 서로를 아쉬워하고 아끼던 사람들이 어느새 부턴가 아래와 같은 대화를 하고 있더라고.


불 껐어? 양말은 왜 뒤집어 놔, 쓰레기 안 버려? 넥타이 어딨어? 양말은? 밥은 있어?


관찰을 하며 놀랐어. 언제부턴가 달콤한 말은 사라지고 쓰디쓴 현실적인 것들로 대화가 가득 차 있었어. 물론, 서로를 '탓'하는 말투와 함께. 수십 년 넘게 살아온, 그리고 부모님의 도움을 한 껏 받고 자란 요즘 우리들의 모습과 성향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들이지. 게다가 앞에 언급한, 한껏 꾸민 모습이 아닌 서로에게 소홀한 모습과 자세를 하고는 말이야. 생각해봐.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스스로 수건이나 양말 등을 스스로 산적이 얼마나 될까? 결혼을 하면 모든 걸 스스로 해야 해. 어른 코스프레가 아니라 정말 어른이 되어야 하는 때야.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도 생기겠지. 그러면 정신 더 바짝 차려야 하겠지.


깨달음


그래서 신혼의 어느 그 힘들었던 때. 와이프와 함께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어. 결혼하기 전 날 종로의 어느 한 높은 빌딩 꼭대기에서 결혼하게 되면 우리는 이렇게 살자... 라며 서로 결심한 지 1년밖에 안된 그때쯤이었을 거야. 솔직히 말했지. 우리를 돌아보자고. 서로를 향했던 안타깝고 간절한 대화 대신, 우리가 하고 있는 현실적이고 서로의 탓을 하는 대화를. 다행히 와이프도 바로 깨닫게 되었어. 서로 고개를 끄덕였지. 그리고는 서로의 '탓'을 하는 말투를 고치기로 했어. 그리고 현실적인 삶에 마주하는 실수들은 서로를 한 번 더 다독여주고 배려해주기로 했지. 예를 들어 깜빡 잊고 불을 끄지 않았다면 굳이 탓하는 말을 하지 않고 그냥 내가 꺼준다거나, 양말을 뒤집어 놓았을 때는 앞으로는 양말을 제대로 벗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 '탓'하는 말투와 내용이 들어가는 순간 사람은 본능적으로 방어적이 되고 흥분하게 되거든.


그리고 또 하나.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되는 '역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야. 남자라서 여자라서 집안일을 더 하고 덜 하고의 문제가 아니야. 돈을 벌어오는 사람 중심으로 가정이 흘러가야 된다는 것도 아니야. 다만, 한 가정이 꾸려져 가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조건이 매우 중요해. 결혼식 때 주례 선생님의 말씀이 선명해. 소설가로 유명하신 김훈 선행님의 말씀이었어. 소설가이시기에 뭔가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그러니까 형이상학적인 무언가를 기대했었지만 그분의 말씀은 또렷하고 강력했어. 성토에 가까웠어. "돈을 잘 벌어야 한다. 가정의 행복은 경제적인 것에 달려 있다!" 이 무슨 궤변이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하지만 그게 맞아. "나는 돈에 욕심이 없어, 그냥 먹고살 수 있을 정도면 돼."라고 말하는 사람들. '먹고살 수 있을 정도'가 얼마만큼 일까? 요즘은 보통으로 사는 게 매우 어려운 시대야. 크면 자연스럽게 결혼하고, 중산층이 되어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던 모든 것들이, 실제 자라면서 느끼는 가장 어려운 일 중에 하나인 것을. 그러니 가족을 꾸려감에 있어 경제적인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고, 또 그에 따라 갈리고 변하는 역할에 서로 충실해야 해.


나 같은 경우는 둘째를 낳고 와이프가 일을 그만두었어. 안타까웠지. 와이프는 나보다 공부도 더 길게 많이 했던 터라 경력 단절의 아쉬움은 더 컸어.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의 합의 하에 아이들에게 엄마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어. 당장 경제적인 축소는 잠시 우리를 당황케 했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았어. 없으면 없는 대로 맞춰 살게 되었어. 와이프는 천상 엄마가 되었어. 연애할 땐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며 경이로웠지. 엄마는 정말 강하구나.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시키고, 뒷바라지하고. 못하던 요리도 아이들 때문에 늘고 이제는 육아와 내조의 달인이 되어 있어. 다시 말하지만 연애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 나 또한 부지불식간에 한 가정을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역할이 바뀌어 있었어. 받아들이기로 했지. 돈을 번다고 생색내는 법은 없어. 와이프의 고생이 이만저만하지 않음을 충분히 알기에. 와이프 또한 아이들을 키우고 집안일을 돌보며 힘들지만, 직장에서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많은 배려를 해줘. 그러다 보니 나도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려 노력하고. 어떻게 보면 선순환이 일어나더라고. 깨달음 후의 배려와 역할 변화에 대한 받아들임이, 그렇게 가정을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아.




오늘의 이야기는 정말 오지랖의 도를 넘었는지도 몰라. 개인적인 이야기로 모든 것을 커버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다만,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배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의 예전을 보는 것 같아 안타가운 마음이 들 때까 있어 이야기를 꺼내봤어. 얼마 전 한국 출장을 갔다가 만나 본 후배와 그 와이프도, 내 이야기를 듣고는 많이 반성했고 도움이 되었다고 했어. 돌아보니 서로를 '탓'하는 대화들로 가득해지고 있던 그때였음을 그 친구들도 깨달은 거지. 그 친구들은 또 다른 어려움을 만나게 되고, 또 슬기롭게 헤쳐 나갈 거야. 나 또한 다르지 않지. 내가 모르는 것들을 겪으며 시행착오도 겪고 또 깨달아 가겠지.


앞에 오지랖 가득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모두 잊더라도, 정말 몇 가지만 기억해줘. 지금 하고 있는 대화의 말투와 주제를 생각해 보는 것. 서로의 모습이나 말투를 관찰하고 돌아보는 것. 그리고 '역할 변화'에 대해 서로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하는 것. 마지막으로 배우자에게 사랑과 존경의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 말도 좋고 편지도 좋고. 영 부끄럽다면, 선물과 함께 말이나 편지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야. 어디까지 개인적인 의견이니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조금의 깨달음이나 도움이 되었으면 해. 모든 사람들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도 아닐 테니까. 자, 그럼 나도 또 새로운 시행착오를 겪고 깨달을 것을 각오하며 이만 글을 줄일게.


우린 점점 더 나아질 거야.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겪고, 관찰하고, 깨달아갈 테니까.


우린 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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