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테르담 Nov 05. 2024

21. 돈 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되어라

<아빠표 101가지 삶의 지혜>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하던 80~90년 대에는 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오던 대사란다. 돈이면 다 된다는 정서가 팽배해지기 지던 시대. 돈보다 사람이 우선인 게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시대.


그런데, 어느새부턴가 오히려 이런 말이 잘 들리지 않게 되었어.

왜일까? 사람 나고 돈 난 게 아니라, 돈 나고 사람 난다는 자본주의 체제에 익숙해진 사회적 정서 때문이란다. 이걸 대표적으로 표현해 주는 말이 있어. '조물주 위에 건물주'. 이제 앉아서도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은 신보다 더한 존경과 앙망을 동시에 받고 있을 정도야. 우리가 함께 4년 간 살았던 네덜란드를 기억하지? 금융 선진국 네덜란드는 모두가 고르게 잘 사는 듯 보였어. 큰돈을 받지 못해도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그런데 말이야. 나중에서야 알았어. 그들은 이미 자신의 금융 계급을 받아들이고는, 거기에서 더 이상 큰 욕심을 부리지 않기에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 돈 많은 사람은 세름을 더 내고, 자신들은 덜 내고. 그로 인하여 형성되는 사회적 안정망이 자본주의라는 불공평함(?)을 그저 받아들이게 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 거야.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선, 사람 나고 돈 나는 게 아니라 돈 나고 사람 난다는 걸 어서 받아들여라.


차갑고 무지막지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게 현실이다.


칼 마르크스도 경고한
'물질 만능 주의'


140년 전 삶을 마감한, 이 시대에 큰 영향을 준 '자본론'의 저자 칼 마르크스는 이미 자본주의가 인격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어.

그의 저서 '자본론'은 '상품'과 '노동'을 핵심 키워드로 써 내려갔는데 그는 상품의 가치는 상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평균 노동시간'으로 결정된다고 정의했어. '돈'은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봤지. 칼 마르크스는 변증법적 유물론으로 유명한데, 유물론을 기반으로 볼 때 그는 돈에 대한 숭배(물신성物神性)가 생겨날 것이란 걸 정확하게 예측했다. 


주위를 둘러봐.

세상은 돈과 물질로 굴러가고 있단다. 지금 너희가 이 글을 보고 있을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떠올려보자. 이 상품은 어디에서 온 걸까? 나는 왜 이걸 산 걸까? 아니, 이걸 사기 위해 나는 무엇을 했을까? 돈을 지불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 돈을 벌기 위해 사람은 무슨 일을 하는가? 일을 하지 않으면 돈은 어디에서 오는가. 일 없이는 돈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을 하기 위해 사람이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 안엔 '인격'도 포함되어 있는가? 아빠의 대답은 '그렇다'야.


돈으로 인해 망가지는 인격은 자본주의 사회에선 만연한 일상이다.

한마디로, 돈이 사람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어. 돈이라면 우애 좋던 형제도 복권 당첨금 때문에 서로를 다치게 할 수도 있고, 부모와 자식까지도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게 바로 돈이야. 돈 때문에 사람이 죽고, 다치고, 가족에 불화가 생기고. 거시적으론 전쟁까지 일어나는 모든 원인의 기저엔 '돈'이라는 물질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본질을 꿰뚫어야 해. 원시 시대엔 먹을 것을 잡아들이거나 경작하는 게 생존의 우선순위였다면, 지금은 돈을 구해오는 것이 생존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단 말이다.


돈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되려면
돈을 잘 다루어야 한다.


아빠가 너희보다 삶을 먼저 살아보니, 돈이 우리의 영혼과 인격을 잠식하지 못하게 하려면 그 방법은 딱 하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돈을 잘 다루는 것'이야. 한 자수성가 부자가 돈이 많아서 좋은 게 무엇이냐는 리포터의 인터뷰 요청에, "돈이 많으니까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할 필요가 없어서 좋아요. 자존감도 많이 올라가고요."라고 말했어. 아빠는 이 말에 1000% 동감한단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돈 때문에 쩔쩔매는 모습을 보게 되는 건, 삶에 있어 너무나도 힘들고 가혹한 일이다.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할 건, 아빠는 '돈을 잘 다루는 것'이라고 말했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알아차리면 좋겠구나. '많이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게 바로 '잘 다루는 것'이다. 잘 다룬다는 건, 잘 모으고 또 잘 쓴다는 것을 말한다. 돈의 가치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삶의 가치를 돈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걸 말하는 거야. 그렇다고 다른 이의 위에 서거나, 물질로서 네 삶을 증명하라는 말은 아니다. 또한, 돈을 모아가는 과정에선 분명코 인격이나 자존감에 흠집이 갈 일들이 많이 생길 거다. 아빠의 마음도, 너희들을 키우고 이마만큼 오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와 인격말살을 당해왔다. 너희를 키우기 위해,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빠는 너희가 이러한 과정을 철저히 겪길 바란다.

그래야 돈의 속성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고, 돈을 더 잘 다룰 수 있는 인격과 기술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쉽게 들어온 돈은 쉽게 나간다. 노동과 노력의 가치가 저평가된 자본주의 시대일수록, 시간과 정성이 느리지만 돈을 모이게 하고 그것을 지혜롭게 잘 다룰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련사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아빠가 항상 말하지만, 너희는 10대이고 너희 본분은 '공부'다.

이미 경제활동은 시작되었다. 아빠는 돈을 잘 다룰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본업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직장인이라는 본업을, 아빠가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결과가 벌어질까? 우리 가족, 우리 집이 온전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겠지. 그러하기에 아빠는 아침 알람소리와 함께 지구보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회사로 향한다. 너희를 공부시키는 것도 하나의 '투자'라고 생각하면서. 결국 너희는 커서 스스로의 앞가림을 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로 나아가는 인큐베이팅 안에 있는 것이지.


그리하여 너희가 20~30대가 되면 근로소득에 집중해야 한다.

배운 것을 기반으로, 사회에 나가 고정급을 기반으로 한 종잣돈을 모아가는 것이다. 돈을 모으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것. 지금 아빠와 같이 말이야. 고정으로 들어오는 돈은 작지만, 그것이 차곡차곡 쌓이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많지 않지만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돈이 얼마나 일상을 강력하게 지탱하여 주는 지를 알게 될 거다. 40대가 지나면 슬슬 회사에서 나가 사업 소득에 도전해봐야 할 때가 온다. 중요한 건, 근로소득의 기간에 이 사업소득 기간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를 그만둔 후에 급하게 시작하는 사업은 위험도가 매우 높다. 자신만의 기술이나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노년엔 자본소득으로 너희 삶을 꾸려가야 한다.


이 길이 정답은 아니다.

누군가는 어릴 적부터 사업 소득에 도전하기도 하고, 번듯한 자본 소득을 이미 물려받은 사람도 있지. 그러나, 기본적인 흐름을 알고 있어야 다른 길을 선택하고 고민할 수가 있다. 아빠도 현재는 근로 소득으로 가족을 이끌고 있다. 다행히 좋은 회사에서, 좋은 기회를 갖게 되어 가족과 여유롭게 지내고 있고 본업에서 배운 많은 것들로 글을 쓰고 책을 내며 회사 이후의 삶도 잘 준비하고 있지. 이로 인해 본업에 더 충실하게 되고 말이야. 아빠가 항상 강조하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단다. 




어느새 사람보다 돈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돈으로 인해 인격이 다치는 일이 허다하다. 돈이 없으면 삶 자체가 서러운 것이 된다. 부정하지 마라. 이미 세상은 돈의 가치가 노동과 노력의 가치를 훌쩍 뛰어넘은 지 오래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돈보다 아래에 있을 필요도 없고, 돈보다 위에 있을 필요도 없다. 그저 돈은 친구와 같은 것이다. 서로를 돕는 존재로서 말이다. 그러하기 위해선 돈을 잘 다뤄야 한다. 잘 환대하고, 잘 대접하고, 잘 보내줘야 한다. 모으고, 관리하고, 쓰는 이 모든 행위가 '돈을 잘 다루는 방법'이 될 것이다.


쉽게 돈을 버는 사람을 우러러보지 마라.

아니, 그들이 돈을 쉽게 번다고 착각하지 마라. 쉽게 버리는 돈은 없다. 쉽게 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면의 시간과 정싱이 드러나지 않고 있을 분이며, 그 어떤 맥락이나 과정 없이 그저 돈을 쉽게 번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건 100% 사기꾼이다. 운으로 한 방에 무언가를 얻은 사람을 부러워하지 마라. 한 방 무언가를 쉽게 얻은 사람은, 한 방에 망할 수도 있다.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간혹 가다는 빠르게, 또 때론 느리게 정진해라. 돈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돈과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하여. 돈엔 감정이 없지만, 돈은 감정을 따라 흐른다. 


돈을 잘 다룬다는 건, 그러니까 감정을 잘 조절한다는 말도 된다.

돈이 없어 상처받았다면 돈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일어나면 된다. 갑자기 돈이 많이 들어와 우쭐해진다면 주변사람은 물론 스스로의 감정에도 경계해라. 


돈 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려면, 돈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잊지 마라.

더불어, 돈 외에 무엇을 더 잘 다뤄야 하는지도 돌아봐라.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다.




[종합 정보]

스테르담 저서, 강의, 프로젝트


[신간 안내] '오늘도 출근하는 나에게'

[신간 안내] '아들아, 나는 너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

[신간 안내] '무질서한 삶의 추세를 바꾸는, 생산자의 법칙'

[신간 안내]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


[소통채널]

스테르담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20. 돈을 밝혀라. 돈에 밝아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