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인문학을 만났을 때>
모든 골퍼는 시력에 문제가 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이것은 '시력 불균형 법칙'이다.
남의 실수를 보는 시력은 2.0, 내 실수를 보는 시력은 0.5... 를 넘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앞사람의 스탠스가 이상하다.
왼쪽으로 처야 할 것 같은데, 우측을 보고 있다. 백스윙이 자연스럽지 않았고, 팔은 접혔고, 상체가 열리고 머리가 들려 역시 공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겉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분명 공이 그리로 잘못 갈 것 같았다.
내 차례가 되었다.
본 대로, 마음과 몸을 가다듬었다. 앞사람을 보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았으니 나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했다. 그러나 정말 우습게도, 내 공 또한 앞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게 나아갔다.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백스윙을 할 때부터 아무 기억도 나지 않았는데, 정신 차려보니 공은 페어웨이가 아닌 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다른 사람의 흠결과 실수를 목도했지만, 내 것은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다.
남 걱정 할 때가 아니라, 나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걸 골프는 늘 내게 잔소리하듯 속삭인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남의 실수와 부족함은 눈에 잘 보인다. 우리는 그들의 단점을 조목조목 발견하고 따져가며 왈가왈부한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타인 또한 나의 실수와 흠결은 매우 잘 집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모르는 새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의도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건, 남의 스윙이나 자세가 아니다.
물론, 참고는 할 수 있다. 그러나 타인을 향한 비방과 판단 그리고 평가는 내려두고, 그것을 나에게 적용하여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나에게 흠결은 없는지.
내가 자주 하는 실수는 무엇인지.
그래서 이번 홀에서는, 이번 삶에서는 어떠한 걸 개선해 볼 것인지.
골프도.
삶도.
삶도.
골프도.
내가 날린 샷에.
내가 사는 삶을.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는 걸, 한 시도 쉬지 않고 우리에게 일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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