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투자하고 있나?
*Not Financial Advice, 재무적 조언이 아닙니다. 돈이 아니라, 삶을 투자하자는 의미입니다.
올바른 의사결정은 삶의 질을 지수적으로 성장시킨다. 그리고 올바른 의사결정은 삶에 대한 꾸준한 투자에서 비롯된다.
"나는 내 삶에 어떤 투자를 하면서 살아왔나?"
스스로 이런 질문을 되뇌이며 삶에서 절대 후회하지 않을 투자 5가지를 정리해보았다.
좋은 책을 잘 소비하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다. 나는 책을 소장하는 것에 꽤 까다로운 편이다. 새로운 책을 읽고 싶을 때 먼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거나 도서관에 없을 경우 e-book을 구매해 읽는다.
책을 읽은 후 다시 읽고 싶은 좋은 책이라고 판단이 되면 그제야 종이책을 산다. 읽지 않는 책이 집에 쌓여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내게 심적으로 큰 불편함이다. 반면, 내 맘에 드는 책들만 골라놓은 책장은 내가 책을 더 좋아할 수 있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작가들은 한 권의 책을 완성하기 위해 한평생을 바치기도 한다. 이렇게 큰 에너지를 들여 집대성한 사상을 책이라는 매개로 쉽게 습득하는 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사놓은 책들은 보통 두세 번 되새김질하며 저자의 생각을 깊게 흡수하는 기회를 갖는다. 처음엔 책을 다시 천천히 읽어보면서 인상적인 문장을 포스트잇으로 마킹해둔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나 관련한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마킹 한 부분을 다시 훑어보는 식이다.
내 생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책 중 하나는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파리 특파원 시절 작성한 에세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이다.
2016년, 나는 이 책을 통해 스타트업을 창업 할 용기를 얻었다. 허밍웨이는 “배고픔은 훌륭한 교훈이다”라는 에세이로 물리적인 결핍이 주는 정신적 충만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했고, 이후 고난의 시기 마다 나를 버티게 만드는 나의 만트라가 되었다.
아래는 2016년 11월에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팅 전문이다.
배고픔은 훌륭한 교훈이다.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파리 특파원 시절 작성한 에세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원제 A Moveable Feast)'에서 "배고픔은 훌륭한 교훈이다"라는 말로 물리적인 결핍이 주는 정신적 충만함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합니다.
돈이 없어 밥을 굶는 일이 많았고, 또 작성해 놓은 모든 원고를 잃어버렸을 때조차 그는 "결국, 내게 필요한 것은 시간과 믿음뿐"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다잡으며 작품활동에 치열하게 매진합니다. 그리고 그가 파리의 지독한 배고픔 속에서 쓴 글과 시간이 모이고 모여 문학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작품들이 되었음을 이제는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헤밍웨이의 말처럼, 결핍은 우리를 시궁창으로 처박아버리지만 동시에 우리를 새로운 깨달음으로 인도합니다.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던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되며, 보고 또 듣는 것이 바뀌기 때문에 사고하는 방식도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다시 한 번, 결핍의 대명사인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 합니다. 물론 이번 겨울도 가혹할 것입니다. 투자 시장은 얼어붙을 것이고 연말 분위기에 활성유저들도 적어지겠죠. 문자 그대로 춥고 배고픈 계절이 될 겁니다.
상상하지 못한 많은 어려움과 부족함이 저를 고꾸러뜨리려 덤빌 테지만 그때 마다 헤밍웨이가 썼던, 파리의 배고픔과 추위가 담긴, 이 문장을 기억하겠습니다.
"배고픔은 훌륭한 교훈이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운동 중 하나가 바로 러닝이다. 제대로된 러닝화만 있다면, 도시든 시골이든, 밤이든 낮이든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러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좋은 러닝화를 사서 걸어도 된다. 기능뿐만 아니라, 심미적으로도 뛰어난 러닝화를 사면 주변에 자랑도 할 수 있으니 가성비 좋은 투자가 아닌가?
몇 달 전, 스케쳐스 고워크라는 러닝화를 사서 하루에 30분씩 가벼운 러닝을 하고 있다. 밖에 나가기까지 심리적 장애물을 거쳐야 하지만, 일단 뛰기 시작하면 느끼는 상쾌함과 성취감은 나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훌륭한 루틴이 됐다.
드라마틱하게 체중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달리기를 하면서 신체적으로 건강해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평상시 걸을 때도 더 가볍고, 더 힘차게 걷게 됐다. 체력이 좋아지는 것이다.
러닝은 우리 신체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머리속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내가 쓰는 글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러닝 시간에 나온다. 이 글 아이디어도 그랬다. 좋은 러닝화에 투자하고 몸과 마음 모두 잘 가꿔보자.
어떻게든 무언가를 계속하면 "지속하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된다. 달리기 하나를 꾸준히 못 해서 내 몸도 제대로 가꾸지 못하는데 어떻게 원하는 일을 달성할 수 있겠는가? 꾸준함에 이르는 법, 지속하는 힘에 대한 에세이를 쓰기도 했으니 관심이 있다면 꼭 봐주시길!
확고한 원칙이 있다면, 심지어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항상 배우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과를 근거로 원칙을 개선해 나가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오히려 원칙 없이 얻은 좋은 결과가 장기적으로 인간을 좀먹는다고 생각한다. 왜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 알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같은 결과를 반복해서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사례로 2021년부터 50개가 넘는 공모주에 참가하면서 만들어온 나만의 공모주 투자 원칙을 들고싶다. 데이터에 입각해 구체적인 프레임워크를 만들었고 이를 활용한 공모주 강의를 하기도 했다.
최근 같은 날 상장하는 2개의 공모주에 참가하면서, 여태까지 만들어온 공모주 투자 원칙을 확장시켜 볼 수 있는 기회에 도전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원칙에 입각한 패배를 경험했고, 확실한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원칙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으나 아쉽게 패배하는 것은 나를 가장 강력하게 성장시켜주는 기회이다. 동시상장 공모주 투자 포스팅은 별도로 자세히 써놨으니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좋은 원칙을 갖기 위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혹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은 그 사람이 내린 의사결정의 합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결정이 어떤 논리로 산출됐는지,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지나고 나서 봤을 때 옳은 결정이었는지 등을 복기해본다면 분명 공통점이나 일관성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성격이나 성향과 결합해 정리해 본다면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기 위한 주춧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원칙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득히 멀어진다고 생각한다. 꼭 나만의 원칙에 투자하자.
사람을 성장시키는 '경험치'라는 것이 있다면, 여행은 경험치 2배 이벤트가 아닐까? 자신을 평소와 180도 다른 환경에 노출함으로써 사고의 틀을 확장해주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행 하며 새로 사귀는 친구들은 국가, 인종, 성별, 나이를 초월해 여행이라는 공통분모로 친해지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정말 다양한 삶을 경험할 수 있다.
학부 시절 해외 대학생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했고, 운 좋게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었다. 십수 년이 지났지만, 여행지에서 사귄 친구를 만나러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사이처럼 반갑고, 만날 때마다 바뀌어 있는 친구의 일상을 보면 나도 자극받게 된다.
하지만 여행 같은 이벤트가 경험치로 내 안에 쌓이는 것은 일종의 ‘곱셈’이다. 아무리 새로운 곳에서, 좋은 외부 자극을 받았다고 해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이를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없다. 반대로 준비가 되어있다면 여행의 모든 순간을 배움의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평소 생활에서 꾸준히 외국어와 문화를 공부했다면, 해당 언어를 쓰는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의 폭과 깊이는 이를 공부를 하지 않았을 때 보다 클 수 밖에 없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굳이 여행이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삶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경험이라면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매일 가볍게 러닝하기, 물 자주 마시기, 독서 습관 들이기 등 그것이 무엇이든, 좋은 투자가 될 것이라 믿는다.
학연, 지연 등의 네트워크가 강력한 것은 맞다. 한국만 그런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네트워크에 속하지 않았다고 그들과 네트워킹 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나는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아니지만 스타트업 엔젤 라운드나 얼리 스테이지에 투자자로 참가하기도 하고, 기관 LP들이 출자하는 Pre-IPO 펀드에 출자하기도 했다.
자본 시장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 적격 엔젤, 전문 투자자 같은 자격을 취득했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아다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 대체 자산에 대해서 항상 남들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파악하려 노력하다 보니, 외부 요청을 받아 대체 자산에 대한 대중 강연을 하기도 했다.
“먼저 훌륭한 사람이 된다면 다들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같은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훌륭하지 않아도, 노력을 통해 네트워킹 활동을 할 수 있다.
우연히 나와 생각의 결이 같은 사람의 글을 보게 됐다면, 친구추가를 하고 어떻게든 만나려고 노력한다. 포스팅에 댓글로 내 생각을 알리기도 하고, 반대되는 의견을 내기도 하면서 점차 교류하다 커피챗을 요청한다.(최근에도 몇분께 커피 마시자고 했다)
그렇게 커피챗을 하게 되면 관심사가 같다 보니 즐겁게 얘기할 수 있고, 내 생활 반경 내에서 가만히 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분들을 통해 다양한 산업에 대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 행사나 박람회 등에 다니면서 명함 주고받고 인사하는 것을 ‘네트워킹’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내 준거집단 밖에서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에 가까운 것 같다.
사람은 자연스럽게 태어난 곳, 공부한 곳, 그리고 일하는 곳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가만히 있으면 이 준거집단의 관성을 이겨낼 수 없다. 로켓이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서 중력보다 강력한 추력을 필요로 하는 것 처럼, 관성을 이기기 위해서 네트워킹을 이용해야 한다.
어떻게든 이뤄야 할 목표(Get shit done)가 있는 사람이라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레버리지 하는 게 맞고, 네트워킹이라는 것도 내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지렛대가 된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도와드립니다. 스티븐을 만나보세요"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됐다. 내가 도움을 드린다고 하지만 사실 내가 도움을 받기도 한다.
스스로에게 약속하는 기분으로 이 포스팅을 썼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써놨으니 앞으로도 이 5가지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22년 11월 20일 일요일 밤 러닝 나가는 길에 업로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