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황금기

by 정은상

인생의 황금기는 언제일까?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20대 꽃다운 시절을 황금기라고 하고 다른 이는 몸과 마음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40대 또는 50대를 꼽기도 한다. 최근 ‘백년을 살아보니’란 책을 낸 97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60세부터 75세를 그의 황금기였다고 말했다. 백수를 내다보는 노 교수가 지난 날을 회고하며 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인간의 수명은 여전히 유한하고 개인에 따라 황금기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언제가 황금기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김 교수의 말대로 60+에 황금기를 누리는 분들이 꽤 있다.

서울시가 얼마 전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50플러스재단으로 개명하고 새롭게 출발했다. 50+란 50세에서 64세까지를 말한다. 대부분의 1차 베이비부머가 여기에 해당된다. 서울시를 중심으로 모든 구청이 일시에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며 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시니어들이 자신의 황금기를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과정은 어떤 조직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롯이 개인이 시대의 흐름과 변화의 맥을 짚어가며 꾸준하게 자신을 가꾸어 가야 황금기를 누릴 수 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황금기가 결코 나와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 제4차 산업혁명의 시발점이라고 전문가들이 이구동성 말하지만 우리는 모든 일이 다 지나간 후 나중에야 비로소 그 때가 바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였다고 말하게 된다. 이것은 지금 현재 자신이 황금기를 지나고 있는지 아닌지는 자신만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보면 바로 지금이 우리 각자의 황금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을 황금기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시간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게 되고 매순간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나중에 가서 김 교수처럼 지금이 황금기였는지 아니었는지 따져 볼 일이지만 우선 지금 최선을 다한다면 단연코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오래 살기를 누구나 원한다. 오래 살아 본 사람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들으면 크게 도움이 된다. 특별한 지병이나 사고가 없으면 이제는 평균 75세 이상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나이 60세에 접어들면 황금기를 시작하는 시점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혹시 이미 젊은 날 황금기를 지났다고 생각하면 60세 이후 제2의 황금기를 새롭게 시작하면 어떨까? 30년 전만 해도 인생은 단 한번밖에 공연할 수 없는 연극 무대라고 했는데 세상이 변하여 인생이모작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축복인가? 다시 한번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자신의 황금기를 지금부터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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