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목숨 걸어야 하는 이유

“영원한 것은 오직 변화뿐이다.”

– 헤라클레이토스

대다수 사람은 못 느끼겠지만, 머니맨은 주기적으로 운영에 변화가 있다. 작게는 글 분량부터 발행 시간, 콘텐츠 스타일 등이 있고, 크게는 브랜드 컨셉이나 지향점까지 계속 변화를 준다. 거부감 들지 않게 조금씩 바꾼다. 그렇게 계속 바꾸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달라 보이는 때가 온다.

– 기회를 놓친다

‘갤럭시 S2’가 내 인생 첫 스마트폰이었는데, 정말 바보 같은 짓이었다. 스마트폰을 너무 늦게 샀다. ‘갤럭시 S2’가 아니라 미국에서 아이폰이 나오자마자 바로 샀어야 했다. 세상에 큰 변화의 물결이 왔는데 혼자서 책 읽으며 도 닦고 있었다.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어야 할 IT업계 종사자가 스마트폰 나오는 걸 무시하다니.

이때 당시에는 앱이 얼마나 빨리 나오는가가 승부의 키포인트였을 만큼 속도가 중요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나는 카카오톡이 나올 때까지도 스마트폰의 존재를 무시했다. 얼마나 크고 많은 기회를 놓쳤는지 셀 수가 없다. 심지어 이 선택은 내 직업까지 바꿔놨다.

– 기다려 주지 않는다

미국의 드라마 시장을 조사하다가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케이블 드라마 시장은 환경이 굉장히 터프하다고 한다.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드라마를 초반 몇 회 방영해보고 반응이 없으면 나머지를 방영 안 한다. 상상이 가는가? 일테면 드라마 <또 오해영>을 2회 정도 방영해보고 시청률 안 나오면 나머지 촬영분이 있어도 포기한다는 뜻이다. 국내 정서나 환경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지만, 미국 형님들의 자비심은 그런 게 없다.

바꿔서 생각하면 승부사 기질이 어마어마하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가 잘 나오든 말든 소비자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빠르게 변화를 준다는 점에서 보통 결단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나 또한 느낀 바가 크다. 기획 연재로 길게 준비한 칼럼이 있었는데, 3편 정도 올려보니 뒤로 갈수록 반응이 안 좋았다. 그래서 나머지 글을 모두 폐기했다. 구독자들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 변하는 자만 살아남는다

사실 이게 핵심이다. 다양한 기업 경영 사례를 분석해 보고 있는데, 시장 지배적인 강자가 오래 살아남는 게 아니라 변화에 극도로 예민한 기업이 끝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브랜드 스타일을 고수한 기업보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모험을 선택한 기업이 더 오래 살아남았다. 50년 전통의 국밥집보다 몇 주마다 식단이 확 바뀌는 가게가 경쟁에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내 편견을 깨는 조사였다.

코카콜라처럼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지키는 회사가 더 잘 버틸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런 식으로 살아남는 비율보다 그 반대 타입이 더 오래 살아남았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늘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쪽과 자기 스타일만 강화하면서 강해지려는 타입. 둘 중 누가 급변하는 시대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자명한 일이다.

그동안 머니맨의 운영 변화 주기는 월별 수준이었지만, 이제 그 속도를 더 높이기로 했다. 콘텐츠도 반응이 안 좋았던 스타일은 모두 폐기할 생각이다. 그렇다고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만 만들 생각은 아니다.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만 추구하면 남는 건 비키니 사진과 고양이 동영상밖에 더 있나. 내가 추구하려는 것과 독자들이 요구하는 것. 그 접전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게 변화의 기술이다. 이걸 잘 해내야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계속 바꿔라. 의무적으로 바꿔라. 잘 나가는 것도 버리고 새로 만들어라. 변화를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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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머니맨(http://moneyman.kr/archives/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