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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상철 Jan 12. 2016

편견을 버리고 시작하라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자본이 있어야 창업하잖아요?”인데 정말 그럴까. 일단 자본이 있어야 창업할 수 있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그 ‘있어야’의 기준이 그렇게 높은 게 아니다.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도 창업할 수 있고, 그렇게 창업해서도 다 먹고살 길 찾을 수 있다. 방법을 모르는 것뿐이지 불가능이 아니다.


오래전 일이지만 이렇게 자본금을 모은 적이 있다. 홍콩에서 군용 전자시계를 하나당 1,100원 정도에 샀다. 원래 가격은 그것보다 더 비쌌지만, 앞으로 대량 구매할 거라고 하면서 도매 업체 사장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원가를 최대한 낮췄다. 이렇게 산 시계를 논산 육군훈련소 앞에서 시계만 팔면 오천 원, 양말과 세트로 팔면 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물론 시간제한도 있고 경쟁자가 많아서 몇 개를 들고 가든 다 못 판다. 그러면 팔다 남은 건 강변역 근처 리어카 상인에게 몇 배 남기고 땡처리하면 된다. 장사의 최대 위험 요소인 재고 관리가 가능한 구조고, 시간이 많이 드는 게 아니라 공부하면서도 돈 벌 수 있었다. 처음에 이걸 100개 구매하는 거로 장사의 기본을 배웠다. 자본금이 얼마나 필요했을까?


도매 업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아이템이 있고 어떤 식으로 팔아야 하는지 처음부터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아이디어가 아무 때나 보이는 게 아니니. 하지만 늘 시야를 열어 놔야 기회가 보인다. 장사가 많은 돈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저런 게 눈앞에 있어도 보였을 리 만무하다.


세상이 답답하고 막막할수록 계속 남과 다른 눈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모두가 가능성이 없다고 할 때 기회는 없는지 집착해 볼 필요가 있다. 좋은 기회란 상식을 파괴할 때 생긴다. 평범해 보이면 비틀어 보고, 이상해 보이면 괜찮은 건 없는지 살피자. 중요한 건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 돈을 번다는 건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장사의 본질을 망각한 채 돈 버는 걸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크게 생각하면 어떤 것도 시작 못 한다.


지금도 저런 게 통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아이템 자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 다르니까. 다만 이 점은 강조하고 싶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안 된다.


편견은 모든 가능성을 차단한다. 인간은 원래 보고 싶은 것만 선택적으로 보기 때문에 시야를 최대한 열어두지 않으면 어떤 것도 볼 수 없다. 그러니 안 된다고 믿었던 것들에 자유를 주자. 지금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세상은 그것보다 가능성이 더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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