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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튜 Feb 18. 2022

[마케팅] 브랜드/제조사의 영원한 고민, 가격 관리2

인터넷 최저가는 왜 자꾸 무너지는 것인가

지난 번 글에 이어 가격관리 문제의 해결을 위해 브랜드/제조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3. 가격 관리는 기본적으로 어떻게 하고 있을까?


1) 가격을 통제,관리할 수 있는 조직구조



회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특정 제품의 Pricing과 관련한 기본적인 오너십은 마케팅에서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Pricing이란, 브랜드/제조사가 직접 B2C로 판매하는 소비자 가격 뿐 아니라, 타 채널에서의 최종소비자 가격을 고려한 B2B 매입가 까지를 포함한다. 영업은 일반적으로 판매와 직결되는 "매출"이 가장 중요한 부서이고, KPI도 담당 채널의 매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마케팅은 특정 브랜드 혹은 제품의 매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브랜딩도 매우 중요하다. Pricing은 브랜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마케팅의 KPI에는 제품 자체의 마진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극단적으로 말하면, 영업은 마진을 손해보더라도 판매를 많이 하려는 경향이 있을 것이고, 마케팅은 매출과 동시에 마진도 지키려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채널별 매출 목표를 달성하려는 영업의 특성상, 마케팅이 중앙에서 가격을 어느정도 통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전에 있었던 회사에서는 이 때문에 마케팅 팀은 카테고리별로 나누어져, 해당 카테고리의 매출과 마진을 중시했었고, 영업 팀은 채널별로 나누어져 여러 카테고리를 판매하며 해당 채널의 매출을 중시했었다.

 이러한 카테고리/브랜드로 나누어진 마케팅팀의 구조 하에서 마케팅은 자연스레 자신의 담당 카테고리 혹은 브랜드를 관리하게 된다. 

이로 인해 영업이 특정 채널에서 특정 카테고리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자 할 때는 꼭 해당 카테고리 마케팅 담당자와의 협의 및 승인이 필요했다. 

더불어 이의 연장선상에서 마케팅은 특정 채널에서의 프로모션 기간에는 해당 프로모션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타채널에서의 프로모션캘린더를 만들어 가격을 조정했다. 월별, 제품별로 프로모션 캘린더를 정리하게 되는데, 1월에 백화점 및 할인마트에서 A모델 행사를 한다면, 해당 월에 온라인 및 아울렛에서는 B모델의 행사를 하는 형식이다. 프로모션 효과 극대화가 큰 목적이지만, 역시 가격관리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몇몇 회사에서는 이러한 마케팅의 가격관리 역할을 간과하는 경우도 있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2) 합리적인 채널별 매입가 구조 확립



제품들에 대한 채널별 매입가 구조를 합리적으로 확립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앞선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오프라인 대리점에게는 오프라인의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 특성을 고려해서 동일 제품에 대해 더 저렴한 매입가로 제공해주고, 온라인 플랫폼에는 보다 비싼 가격으로 고려해주는 형식이 있다고 했었다. 사실 이러한 매입가 정책은 큰 회사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기준으로 정리되어 있다. 

한 가지 사례로, 특정 채널에서의 우리 제품의 시장점유율, 해당 채널의 우리 회사에서의 매출 비중 등 타 기준에 가중치를 두어, 주요한 채널에는 더 저렴한 매입가를 제공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매입가 차별화 전략은 매출 극대화를 위해 합리적일 수 있지만, 앞서 말한 Value leakage 이슈의 주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특정 유명 브랜드/제조사의 경우, 채널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매입가를 제공한다. 물론 영업팀에서 자체비용으로 자율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해줄 수는 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경우, 매입한 채널이 어떤 가격에 판매할 지는 그 자율에 맡기게 되는, "싼 가격에 팔고 싶으면 너희 마진 까서 팔아라"가 되는 것이다. 단순무식한 방법이지만 가격관리에는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이 역시도 브랜드/제조사의 힘이 매우 강할 경우에 가능한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입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따라서 매입가 구조에 명확한 정답은 없다. 최대한 변수와 리스크들을 고려해 합리적인 매입가 설정이 필요하다. 



3) 프로모션 및 가격의 사후 관리



어려운 제목을 썼지만, 프로모션 등 계획을 세운 뒤 해당 가격들이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판매되고 있는지 트랙킹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단순한 방법으로 온라인 최저가 검색이 있을 것이고, 채널별 오프라인 판매가 트랙킹을 위해서는 주로 판매사원의 도움을 받는다. 실제 책정했던 프로모션 가격과, 오프라인에 실제 게시된 가격 태그의 가격이 동일한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4. Value leakage로 인한 가격관리 문제를 방지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위 3번에서 구조화가 잘된 브랜드/제조사들이 기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격관리 프로세스를 알아보았다.

그러나 이들도 여전히 가격관리 문제를 겪는다. 앞서 말한 Value leakage는 저 구조하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행하고 있는 몇가지 방법들을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1) 채널별 독점 모델 개발



브랜드/제조사들이 매우 많이 사용하는 가격관리 방법이다. 바로 채널별 독점모델을 개발해서, 백화점용 제품, 할인마트용 제품처럼, 채널별로 판매되는 제품들을 다변화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채널간 동일제품에 대한 가격 conflict을 방지할 수 있고, 어느 채널에서 물건이 샌 것인지 트랙킹이 가능하여 관리할 수 있으며, 채널별로 독립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에도 한계가 많다. 

먼저, 아무리 독점제품이라도 브랜드는 동일하게 수반되기 때문에, 가격의 무너지는 것으로 인한 브랜드이미지 타격은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둘째로 독점제품이라 할 지라도, 가격 conflict으로 인한 타채널 매출감소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는다. 완전히 근본적으로 다른 제품이면 효과적이지만, 일반적으로 칼라와 같은 디자인적인 요소를 살짝 바꾸거나, 모델명을 살짝 바꿔 온라인 검색 시 최저가 노출을 방지하는 정도이다 보니, 요즘의 똑똑한 소비자들은 다른 제품으로 인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채널별로 독점제품을 운영하기에 제조 측면에서의 한계가 있다. 독점제품으로 다른 제품을 제조하는 경우, 제품이 실물이라면 당연히 금형을 새롭게 제작해야 하며, 비효율 발생 없이 독점제품을 개발하려면 MOQ를 충족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매출이 전제되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 A제품 하나를 전 채널에서 판매하면 1,000개의 매출이 나는데, 채널별로 다른 제품을 판매하게 되면 제품당 200-300개의 매출이 나는 경우, 1개 제품의 대량제조를 통한 제품원가 감소의 수혜를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2) 제품 자체에 일련번호를 새겨 Value leakage를 트랙킹



사실 굉장히 단순 무식한 방법이다. 제품별로 일련번호를 새겨 채널별로 나간 물건을 트랙킹하고, 이후 실제 가격이 무너진 제품을 재구매하여, 해당 물건이 샌 채널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리스크가 있는 채널을 구분해 내기에는 효과적이기는 하나,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비효율이 많이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다. 정말 심각한 Value leakage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3)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격 외의 베네핏을 제공



이는 근본적인 가격관리 문제의 해결책이라기보다, 이미 가격관리 문제가 발생한다는 전제하에 진행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주얼리 제품을 판매하는데, 온라인에서 구매시엔 A/S기간을 1년까지만 해주지만, 백화점에서 구매하면 A/S보증기간을 2년까지 해주는 식으로 가격 외의 베네핏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매우 참신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가격에 가장 민감한 만큼, 그 자체로의 효과가 적을 수는 있으나, 제공하는 베네핏의 종류에 따라 비용이 크게 들지 않으며, 일단 백화점이나 특정 오프라인 채널에 방문한 소비자가 구매결정을 고민하는 경우, 심리적으로 해당 채널에서의 구매를 확정지을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사용해볼 만한 방식이다. 비용을 감수하고 가격만큼의 메리트를 제공할 수도 있고 말이다.




이상으로 브랜드/제조사의 가격관리 방식과 전략적 아이디어들을 정리해보았다. 온라인 시장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현 시점에서, 가격관리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 가격관리 문제는 소비재 브랜드사에서 직접 있으면서 또 업계 사람들과 만나면서 다양하게 고민해보던 문제였는데, 이 외의 더 좋은 해결책을 알게 된다면 추가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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