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망한썰 1탄

인연이 아니었던 걸로

by At

오래전 이야기 이다.

그래서 이제는 웃으며 편하게 꺼내보는 추억속 이야기.




유학을 앞둔 (직장인) 학생에게 꽤 오랜시간 과외를 했다.

과외 시작 후 반년쯤 지났을까,

학생은 나에게 소개팅을 해 주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그 학생이 말하는 소개팅 상대는 본인 직장 상사!

무엇보다, 반년동안 일단 수업에 오면

상사 욕으로 10분을 까먹던, 쉬는시간 틈틈히 상사욕을 해대던

나는 그 상사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이 진짜 성격장애는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할만큼 ...


그러던 어느날, 그렇게 욕을 해대던 상사를


내게 소개시켜 주고 싶다고 하는거다.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학생 직업은 간호사.

학생이 욕하는 상사는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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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나는

10명중 10명이 말랐다고 하는 몸에 긴 머리,

예쁜지는 모르겠지만,

피부 좋다는 말은 꽤 듣고 다녔다.

(오래전 이야기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ㅋㅋ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잘난 맛에 살던 시절이었다..ㅋㅋㅋㅋㅋ

한창 열정넘치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일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모임도 많았고,

주변에 남녀 할 것 없이 사람이 많아서

일하고 친구만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전화하면 달려와주는 남사친도 꽤 많았다...

굳이 남자친구가 필요없던 그런시절...


그때는 진짜 몰랐는데, 지금은 생각해 보면

꽤나 도도하고 콧대 높고 눈도 높았었던 것 같다.


(주관적 평가이니 그냥 그런걸로 넘어가요 우리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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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자만추가 좋아서 소개팅이라면 질색을 하던 시기였다.


소개팅 자체도 싫은데, 반년내내 욕하던 상사를 나에게?

당연히 , NO 를 외쳤다.

얘가 제정신인가 싶었다.

욕하던 상사를 내게 소개팅 시켜 준다고? 왜?



이유를 들어보자니,

상사로써는 또라이 같지만,

전에 누군가를 사귀던 모습이나

상사가 아닌 개인의 사람으로 봤을때는 괜찮은 사람같고,

무엇보다 나랑 비쥬얼이나 성격이 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더라는 거다.


어쨌든 이유를 듣고도 이해가 가지 않아서

(너같으면 만나고 싶겠냐며, )

절대 싫다고 NO 를 외쳤는데,

그 후로 2달동안 수업 오면 이제는 상사 욕이 아니라

소개팅 하라는 얘기를 주구장창 하는 것이다.


두달정도가 되었을 때, 내게 그랬다.

" 쌤! 가서 밥한끼 같이 먹고 오는게 그렇게 어려워요"?


너무 예뻐했던 학생이라,

그말에 알았다고 답해버렸다.

(아, 그때까지도 나는 내 사진을 주지도 않았고,

상대방 얼굴도 몰랐다. )

상대의 카톡 프로필은 멀리서 찍은 운동하는 어정쩡한 뒷모습이라

뭘 가늠하기 어려웠다.


학생이 알고보니 날 싫어해서 이런소개팅을

주선하는건가 싶은

의구심만 커져가며...


소개팅 당일까지, 나는 기대감이라고는 1도 없었고,

심지어.... 미안한 얘기지만, 소개팅 당일 친구랑 등산가서

소개팅 4시간전까지 산 정상에 앉아있었다.


친구에게 어찌나 가기싫다고 하소연을 했는지 모른다.

하소연 내용은... 요약하면

( 분명 못생겼을 거야, 그리고 의사니까 자기 잘난맛에 살겠지.

에휴, 밥먹으며 그런 얘기를 왜 듣고 와야 하냐구...

그래도 기본적인 매너는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 아까운 내 시간 ~ ) 대략 요랬습니다...ㅋㅋㅋ 기대감 마이너스...


약속은 약속이니, 소개팅 2시간 전에야 화장을 시작해서

가장 예쁜옷이 아닌

(나와 주선자의 체면을 구기지 않을정도의)

가장 무난한 옷을 입고

한시간 전에 집을 나섰다.

(정말 대~충 준비했다는 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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