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세상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으리라는 오만은 품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유한한 삶과 시, 공간의 제약에서 오는 애로사항을 인정하는 것이지, 그 두가지가 해결된다면 굳이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붙일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것이 내 입장이다.
게다가 인간이라는 동물 특유의 집요함을 생각한다면 나는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세상의 모든이치를 알게될 날이 오지 않을까?
그렇지만 지금 나의 상황은 언젠가 누군가가 어떻게 된 일인지 과연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슨 헛소리냐고 하는 사람도 분명이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지금의 나는 횡설수설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고 내 입장이 되어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당신이 나와 입장이 바뀌었다고 한 번 생각해보자.
장담컨대, 열의 둘은 나처럼 횡설수설할 것이고 둘은 자리에 주저 앉아 망연자실할 것이다. 그리고 남은 네 명은 현실을 믿을 수 없겠지.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내 앞에 벌어진 상황은 외면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라는 점이다. 눈 앞에 '사람', 그래 아까까지만 해도 '사람'이라고 불리던 것이 몸 안의 체액을 다 뿜어내고 앉아있는 것과('앉아 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손에 들린 손바닥 길이의 과도, 그리고 그 과도에는 새빨간 색의 피가 나오고 있다는 것, 그 피가 나오고 있는 구멍이 '앉아 있는 것'에 있다는 것과 그 구멍이 하필이면 내 손에 쥔 과도와 꼭 맞는 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가만, 그런데 사람이 겨우 요만한 것으로 죽을 수 있는 건가? 못해도 오 십 킬로그램은 나갈 것 같은 사람이 이까짓 손가락 만한 날붙이에 죽을 수 있다니...
그러고 보니 주변이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