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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ill Water Dec 09. 2020

모유 vs 분유. 미숙아에게 필요한 것은?

모유가 무조건 좋지 않은 이유.  


미국에선 한국처럼 포장 이사를 하려면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에 웬만하면 트럭을 빌려 알아서 해결하곤 한다. 새 집으로 가 보니 물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정돈도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그야말로 카오스였다. 

미숙아 아기를 케어하며 짐 정리를 하기란 거의 불가능이었는데, 그 덕분에 집안 정리도 몇 주나 걸렸다. 


미숙아들은 칼로리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모유를 준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특수 분유를 조금 타서 칼로리를 조금 더 높인다. 모유가 20kcal 정도라면 분유로 5kcal 정도를 더 해서 더 영양 보충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인데, 이 미숙아 분유가 굉장히 비싸다. 다행히 미국 전역의 일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값이 비싸다 보니 정말 분유값, 기저귀 값으로 가계 경제가 휘청거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분유로 갈아타게 된 이유는, 바로 내 모유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엄마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모유의 질도 달라지는데, 제대로 된 산후조리를 하지 못한 탓에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아기가 속을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거기다가 매번 유축을 할 때마다 기분이 울적해지는 바람에 도저히 이걸 계속하고 싶은 엄두가 나질 않았다. 돈은 조금 더 들겠지만 아기를 위해, 나를 위해 이것이 나은 상태라 생각했다. 


모유에서 분유로 갈아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일명 "분수 토"를 경험하기도 했는데, 정말 아기 입에서 분수처럼 터져 나오는 분유를 보고 놀란 경험이 몇 번이나 있었다. 몇 대 몇의 비율로 섞어 타야 하는지, 어떻게 갈아타야 하는 건지 인터넷에선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었지만 정확한 정보가 없어 더 애를 먹어야 했다. 


나의 경우 섞어 주지 않고 한 번은 모유를, 한 번은 분유를, 이런 식으로 교대로 주었다. 

모유에서 분유로 갈아타는 방법은? 아기들이 익숙해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

곧 시간이 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기가 토를 하니 가슴이 아프겠지만, 적응하기까지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분유로 갈아타기도 곧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모유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모유를 주는 것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미숙아라고 할지라도 분유가 더 좋을 수도 있다. 꼭 모유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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