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해도 돼

보이지 않는 마음

by 스틸앨리스


우리는 보통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양 산다.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던 나의 절친 선영 언니는 늘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나를 반긴다.

커피를 사 오면서 "너도 아아?" 하고 묻고, 일이 몰리는 날이면 슬쩍 와서 어깨를 두드려 주곤 했다. 나는 언니가 늘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밝고, 씩씩하고, 여유 있는 사람.


그러던 어느 날 모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끝 부모님 얘기에서 언니가 눈물짓는 걸 처음 보았다.

작고 조용했지만, 그간 맘고생이 많았다는 게 한눈에 보일만큼


나는 얼어붙은 채로 잠시 있었다.

눈물이 흐르는 얼굴도, 무너진 어깨도

언니답지 않게 느껴졌고,

그게 이상하다고 생각한 내가 더 이상했다.


알고 보니 그날,

언니는 아버지의 장기 입원을 시켜드리고 왔다고 했다.

그리고 이미 몇 달째 매주 병원에 다니고 있었단다.


“말해봤자 뭐 해. 나 약한 거 티 내는 거, 싫더라.”언니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웃는 얼굴인데, 눈 끝은 여전히 젖어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깨달았다.

사람의 마음은 눈에 보이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때로는 웃음 속에 슬픔이 숨어 있고, 밝은 인사 뒤에 무너진 하루가 숨어 있다는 걸.


그 일을 겪고 나서야

나는 사람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되었다.

말하지 않아도 들으려는 마음.

괜찮다고 말해도 가만히 옆에 있어주는 일. 그게 어른이 되는 일이라는 걸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다.


그러니 오늘도 누군가의 밝은 표정을 보면서 생각한다.

‘저 안에 혹시 울고 있는 마음은 없는지.’

‘나라도, 그걸 한 번쯤은 안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우리는 보통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양 살지만, 사실은 누구나

보이지 않는 마음 하나쯤 품고 살아간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의 감정을

알고 나면 깊이 이해하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것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며 늘 보이지 않는 것에 안테나를 세우는 일.

어른이 되어가며 배워야 할 감각이지 않을까 싶다.


살면서 나 또한 가까운 사람들에게 공감받지 못할 때 가장 외롭고 허전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보이는 게 전부인양 살아가지만

누구나 마음속 다른 이야기들을 품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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