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앞, 분명 회원 공간이라 여겼던 자리는 오며 가며 말없는 차들로 채워졌고 때론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 그 앞을 흡연장소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아저씨, 여기서 담배 피우시면 안 돼요.”
용기를 내 말해보지만 돌아오는 눈빛은 곱지 않다. “문 닫으면 되잖아요.”라며 되레 큰소리를 치고 사라진다.
예전 같았으면 그 무례함에 맞서 따졌을 나다.
하지만 요즘의 나는, 그런 순간마다 조용히 문을 닫고 외면하는 쪽을 택한다.
마주하는 것보다 피하는 쪽이 덜 지치니까.
불의에 맞서 따지기 좋아했던 나는 없고, 자주 회피하는 나를 발견하는 요즘
나는 무례함에 익숙해진 걸까?
그렇게 회피를 반복하며, 어느 순간 깨달았다.
혹시 나도… 무례함에 길들여지고 있는 건 아닐까.
당연하지 않은 일들이 자연스러워지는 사람들.
사회. 그래서 뭔지 모를 텅 빈 도시 속에서 껍데기 인간으로 걷고 민하고 텅 빈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익숙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무의식 중에 수많은 판단과 선택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러나 문득, “이건 왜 이럴까?”, “이 방식이 반드시 최선일까?” 같은 질문이 머릿속에 스칠 때가 있다.
이 낯선 질문 하나가 나를 멈추게 하고, 내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나 같으면 잠깐 양해라도 구할 텐데..
아니면 사과라도 하던지. 그런데 맞서지 않고 회피하는 것도 방법이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