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가 그린 그림

예술은 인간의 전유물인가?

by stilllife

인간과 동물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 생각하는 동물, 사회적 동물, 경제적 동물, 종교적 동물 등 많은 수식어가 붙은 인간. 인간만이 웃을 수 있고 영혼이 있으며 아름다움을 느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찮은 동물과 비교하다니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다며 화를 내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펄쩍 뛸일이 벌어지곤 한다. 콩고라는 침팬지가 그린 그림이 앤디 워홀과 르느와르 등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과 더불어 경매되었다는 사실이다. 과연 침팬지가 그린 그림은 예술일까? 장난일까?


일부는 이 일이 다름 아닌 현대미술의 모호함에 일침을 가하기 위한 제스처일 것이라고 짐작하기도 하지만 일반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질 것이다. 침팬지의 그림을 현대 미술의 컨셉으로 수긍하거나 아님 정신 나간 사람들의 장난으로 치부하거나. 경매를 붙인 영국 본햄스의 디렉터마저 “이것은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이런 짓을 할 만큼 미친 사람은 아직까지 없었으니까”라고 말했듯이.


(좌) 침팬지가 그린 그림 (우) 사람이 그린 그림

어느 쪽으로 마음을 정하던 난제들은 남아있다.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렸다” (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라는 명제처럼 아무런 선입견 없이 눈 앞에 놓인 그림을 보고 색채와 구성 및 역동성에 예술의 의미를 두고 감흥을 느낀다면 침팬지가 그린 그림이 아니라 바닥에 흘린 페인트 자국인들 어떠랴. 반면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예술은 더 이상 인류애를 확인하는 공감 도구가 아닌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선호도로 좌우되는 기호품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단순 모양새를 떠나서 영국의 비평가 존 러스킨(John Ruskin)의 말처럼 예술을 “한 영혼과 다른 영혼의 대화”라고 여긴다면 침팬지 화가(?)의 등장으로 예술은 인간들만의 전유물로써 그 영향력을 잃을수도 있다. 만약 여기에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까지 더해진다면?


비록 피카소도 콩고라는 이름의 침팬지가 그린 그림을 소장했다고는 하나 그것을 예술로 인정했는지는 미지수다. 예술의 가치와 정의만큼 사람들의 의견 불일치를 가지고 오는 논쟁거리도 없는 듯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논란은 늘어만 가고 답안은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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