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쯤 디자인이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과연 이런 모양의 항공프로토타입의 드론 모델이지만 시험 비행에 성공한 플라잉-V 프로토타입의 드론 모델이지만 시험 비행에 성공한 플라잉-V기가 하늘을 날 수 있을지에 대해 모두들 의심한 것이 사실이다. 기존 항공기들의 형태와는 판이하게 다른 V자 형태의 항공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의심에도 불구하고 V자 형태의 항공기는 최근 가뿐하게 창공을 가르며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 항공기는 비록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프로토타입의 드론으로 제작되었지만, 물리학적으로 비행이 어려울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실증 테스트를 통해 말끔히 해소할 수 있었다.
프로토타입의 드론 모델이지만 시험 비행에 성공한 플라잉-V ⓒTU Delft
첨단 수송기기 전문매체인 Autoevolution은 네덜란드의 과학자들이 V자 형태의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진 항공기인 ‘플라잉-V(Flying-V)’가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드론 형태로 제작된 모델로 시험비행 성공
독일 공군기지에서 이륙과 기동, 그리고 착륙 등의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플라잉-V 소형모델은 네덜란드의 델프트공대(TU Delft)와 KLM항공사 소속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날개 너비 3.06m와 길이 2.76m, 그리고 22.5kg의 무게로 이루어진 이 드론은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설계됐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6kg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시켰다.
플라잉-V 항공기의 특징이라면 무엇보다 V자로 펼쳐진 구조를 들 수 있다. 다른 항공기들은 날개와 동체의 구분이 명확하지만, 플라잉-V는 날개와 동체가 하나로 이루어진 독특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날개와 동체가 하나로 통합된 항공기가 플라잉-V가 처음은 아니다. 전익기(flying wing)나 BWB(blened wing body) 같은 항공기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플라잉-V에 항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는 마치 날개만 있고 동체는 없는 듯한 V자 형태의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KLM항공사가 처음 플라잉-V 디자인을 공개했을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컴퓨터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이륙할 때 기체를 들어 올리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실제 비행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 항공기의 날개 부분에 동체가 합쳐진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TU Delft
이 같은 부정적인 의견에도 연구진은 스케일 모델 최적화를 실시했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후 최근 실시한 현장 테스트에서 연구진은 당초 계획했던 속도와 각도, 그리고 추력을 모두 만족시키며 비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물론 테스트 과정에서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비행 자세를 반복적으로 변경시킬 때 동체가 뒤집어지기 쉬운 상태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날개와 동체가 합쳐진 구조는 양력이 증가하게 되어 부드럽고 안정적인 착륙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 제기됐다.
이에 공동 연구진은 V자 형태로 이루어진 구조는 기존 항공기에 비해 무게중심 확보가 취약한 만큼, 이를 보완하는 설계에 착수했다. 비행 시 기체의 자세가 불안정해질 수 있는 문제는 향후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로 제작하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공동 연구진이 구상하는 실제 크기의 플라잉-V 규모는 에어버스 항공기와 비슷한 크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증 테스트에서 발견됐던 문제들이 해결되면 향후 2040년~2050년 사이에 상용화 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항공기들보다 경제성 앞서
KLM항공사가 델프트공대와 손을 잡고 플라잉-V이라는 다소 기형적인 형태의 항공기를 제작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경제성 때문이다. 항공사가 밝힌 플라잉-V의 성능 살펴보면 기존 항공기보다 대폭적인 연비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파악한 플라잉-V의 연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V자 형태의 전체 구조와 내부 공간의 재배치 덕분이라는 것이 KLM항공사 측의 설명이다.
플라잉-V의 뒷부분이 두 갈래로 나뉜 V자 형태가 항공기의 공기저항을 줄이는데 있어 최적의 구조이고, 객실과 화물칸, 그리고 연료 탱크 같은 내부 공간이 모두 날개와 동체가 합쳐진 공간에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항공기 전체의 형태와 내부 공간의 재배치 덕분에 플라잉-V는 기존 항공기들에 비해 약 20% 정도 연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KLM항공사는 예상하고 있다.
플라잉-V의 실제 크기를 고려한 개념도 ⓒTU Delft
연료 저감 외에도 플라잉-V의 또 다른 장점은 독특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기존 항공기들이 사용하는 공항의 기존 인프라들을 거의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활주로나 탑승 게이트, 그리고 격납고 등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파격적인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공항의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점에 대해 KLM 항공사의 관계자는 “플라잉-V의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대신에 길이와 높이는 기존 항공기들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LM항공사가 공개한 플라잉-V의 개념도를 살펴보면 길이와 높이가 각각 55m와 17m이고, 날개폭은 65m여서 최대 탑승인원이 300여명에 달하지만 크기는 기존 항공기들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체 무게가 감소한 만큼, 연료의 최대 적재량도 기존 항공기들에 비해 더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화석연료 사용량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네덜란드 항공업계가 오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5% 정도 감축한다는 목표에도 부합한다는 것이 KLM항공사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