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가? 일에 있어서, 돈·권력·명예는 중요한 것이라 믿고, 자아실현은 순진한 것이라 믿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삶의 진실을 모르는 이들의 오해다. 돈·권력·명예보다는 자아실현을 위해 일하는 것이 좋다. 왜 그래야 하는가? 어떤 일을 하건, 우리는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며 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많은 시간을 돈·권력·명예를 위해 일하며 산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돈·권력·명예는 삶의 수단이다. 그러니 돈·권력·명예를 위해 일하는 삶은, 자신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수단화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수단화된 삶은 그저 고통을 견디는 삶일 뿐, 결코 행복한 삶일 수 없다. 돈·권력·명예만을 좇아서 일했던 삶의 끝에 행복은 없다. 일을 통한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자아실현이다. 나답게 사는 것,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며 표현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일을 통해 끝내 지향해야 할 목적이다. 자아실현을 위해 일하는 삶만이 우리네 행복을 약속한다. 당장은 돈을 벌기 위해 괴로움을 견디며 일을 하며 살 수 있지만, 조금씩이라도 자신답게 일하는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


20240117_123940_1.jpg


그런데 여기에는 하나의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일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사랑’받기 위해서 아닌가? 그런데 자아실현으로는 ‘사랑(관심·인정)’받기가 어렵다. 누군들 자아실현을 위해 일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왜 세상 사람들이 돈·권력·명예를 좇으며 일하겠는가? 돈·권력·명예가 있다면 비교적 쉽게 ‘사랑’ 받고 싶은 욕망을 충족할 수 있지만, 자아실현으로는 그것이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아실현이 뭔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며 표현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세상이 우리에게 요구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같은 생각을 하고, 시키는 것만 충실히 하는 기성품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세상은 누군가 자아실현을 위해 일하려고 할 때, 냉대와 무시, 비난을 보내기 일쑤다. 직업적 자아실현으로 누군가에게 ‘사랑(관심·인정)’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현실을 돌아보라. ‘부자가 되겠다’, ‘대기업 임원이 되겠다’,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이는 칭찬과 관심, 인정을 받지 않던가? 반면 ‘아름다운 색과 선으로 나를 표현하는 화가가 되겠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하는 시인이 되겠다’. ‘깊은 사유를 표현하는 철학자가 되겠다’는 이는 어떤가? 그들은 세상의 냉대와 무관심,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이처럼, 일로 자아실현을 하려 할 때, 우리는 세상의 관심과 인정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자아실현을 하며 어떻게 ‘사랑’받을 것인가?” 이것이 ‘일’에 관한 근본적인 딜레마다. 인간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긍정하며 표현하지 않고서는, 달리 말해 자아실현을 하지 않고는 행복할 수 없는 존재다. 동시에 인간은 누구나 타인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도 없는 존재다. 이것이 바로 밥벌이에 관한 고민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일생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은 ‘일’이다. 그 ‘일’이 고통과 견딤이 아니라 기쁨과 행복이 되려면, 이 딜레마를 각자만의 방식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나’답게 일하고 살며 어떻게 ‘사랑’받을 것인가?


KakaoTalk_20240124_174711240_29.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우리는 왜 ‘일’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