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나 헝겊 따위로 만든 얇고 긴 띠 모양의 오라기. 전선에 감아 절연하는 데 쓰는, 비닐이나 헝겊 따위로 만든 긴 띠 모양의 오라기. 소리나 영상 따위를 기록하는 데 쓰는 가늘고 긴 필름.
-검은색 절연 테이프, 가로로 잘 찢어지는 청테이프, 양면테이프, 두꺼운 투명 양면 테이프, 덕 테이프, 오공 테이프, 비디오 테이프, 방송용 테이프, 미발매 테이프, 3m 테이프, 스카치테이프, 스코라 프리미엄 개퍼 테이프, 신일 청테이프, 3m 녹색 실리콘 8993 테이프,
-찢어진 걸 붙이거나, 부러진 것을 봉합하거나, 서로 붙지 않는 것들을 붙일 때 사용합니다. 색깔과 질감, 강도에 따라 용도별 사용처가 정해집니다. 투명 테이프는 붙인 티가 나지 않아야 할 때, 초록색 청테이프는 간편히 찢어 긴급하게 동여매어야 할 때, 양면테이프는 접합부 없이 서로를 마주보게 만들 때, 스카치 테이프는 무언가를 벽에 붙일 때, 덕 테이프는 망가진 모든 것들을 아주 잠시(운이 좋다면 꽤 길게) 고치려 할 때.
-비디오 테이프는 비디오를 기록하는 필름이 내장된 사각형의 플라스틱 박스입니다. 과거에는 비디오 테이프를 대여해주는 상점들이 여기저기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비디오 테이프 재생기기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비디오 대여점은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비디오 테이프는 만화 대여점에서도 빌릴 수 있었습니다. 만화 대여점도 대부분 문을 닫았고, 요즘에는 ‘놀숲’ 이라는, 보다 쾌적하고 넓은 만화 대여 공간이 생겼습니다. 칸막이로 나눠진 다락방 같은 네모난 방에 작고 얇은 커튼을 친 채, 어리고 가난한 연인들이 몰래 사랑을 나눕니다. 라면을 먹고... 손을 마주잡은 채... 낮잠을 자다... 짧고 진한 꿈으로부터 달콤한 여운을 느낍니다. 딱히 일정이 없는 5월 중순 봄날의 햇볕은 포근했고, 뭘 하지, 하다가 하염없이 골목길을 따라 걷고는 했습니다.
-비디오 대여에는 연체금이 있었습니다, 연체금은 하루에 권당, 혹은 비디오 편당 이백 원씩 책정되었고 나는 어릴 적부터 시간을 지키지 못해 연체금을 자주 냈습니다. 아홉 살 때였나, 한번은 이사를 가서 밀린 테이프 연체금을 내지 못한 채 도망을 가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죄책감이 들어 이사를 간 지 꼭 일 년이 되던 날, 저는 용기를 내어 화성아파트 상가 만화대여점을 찾아가 돈을 내지 못 해 미안하다고 고백했습니다. 사장은 내 손목을 꽉 잡더니 나를 한참 쳐다봤고, 나는 그 시선으로부터 무서움을 느껴 손을 빼려고 했지만, 사장은 내 손을 꽉 잡고 놔 주지 않았습니다. 사장은 40대 후반의, 깡마르고 까무잡잡한 아저씨였습니다. 움푹 패인 광대뼈가 그의 시선을 한층 더 매서운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나를 잡은 채 전화기를 내밀었습니다. 엄마한테 전화해, 라고 그가 짧고 건조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울먹거리며 전화기에 엄마의 전화번호를 눌렀고, 그 뒤의 일은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학교 준비물에는 테이프가 자주 포함되었습니다. 학교 맞은편, 우방아파트 단지 옆 우방문방구는 어찌 알았는지 준비물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너네 내일 뭐 필요하지, 라고 말을 먼저 걸고는 했습니다. 사실 테이프는 선생님이 나눠주었던 것 같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건 딱풀이었습니다. 딱풀은 인당 하나씩, 끈적하게 발라 종이나 수수깡을 붙이고는 했습니다, 인당 하나, 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내 딱풀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종종 준비물이 준비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짝(꿍)은 딱풀을 빌려주거나 빌려주지 않았고, 나는 책상의 경계를 넘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선생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사촌과 만나면 비디오 테이프 대여점에 갔습니다. 말했듯 비디오 테이프 대여점은 보통 만화 대여점을 겸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무술소년 꼬망이라는 만화를 빌려 보곤 했습니다. 무슨 영화를 보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마지막으로 빌려 보았던 영화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스맨, 어떤 상황에서도 예스, 라고 말해야만 했던 짐 캐리, 결코 아니라고 말하지 못했던, 저주라고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축복이라는 이야기라서 김이 새 버린 이야기를 보다가 잤던 날을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