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해남으로 떠난 예향 미식로드

진도와 해남의 제철음식과 예술 역사 문화를 맛보는 미식로드


*전남관광재단으로부터 팸투어 및 제작 지원비를 제공받았습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진도 운림산방

진도 해남 예향 미식로드

바다의 맛과 예술의 향기가 머무는 길



진도·해남으로 떠난 남도여행은 '남도의 손맛과 예술의 향기'가 어우러진 '예향 미식로드' 힐링 여정이다. 목포역에서 시작하는 남도여행은 공기부터 알싸하다. 남도의 첫 식사, 뜸북국과 꽃게무침으로 맛있는 환영인사를 받고 운림산방의 고즈넉한 겨울 풍경에 힐링의 오후를 만났다. 사색의 정원을 지나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우리 국악의 울림과 열기를 뜨겁게 만나는 토요상설공연을 보고 겨울이 제철인 진도 삼거리굴집에서 굴로 만든 신선한 모든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바다 전망을 보여주는 해남 126 오시아노 호텔에서의 쾌적한 하룻밤을 보내고 둘째 날은 고산 윤선도의 삶과 정신이 깃든 녹우당 산책으로 해남 미식로드를 시작했다. 해남 향토음식인 토종닭 한 마리의 모든 맛을 경험하는 원조장수통닭을 맛보고 해남의 대표 전통주, 해창주조장에서 막걸리를 시음하고 나면 '산이 정원이 되었다'는 산이정원의 풍요로운 겨울 풍광이 기다리고 있었다. 1박 2일 예향 미식로드로 차려진 완벽한 코스 요리를 모두 맛보고 나면 전라남도의 풍미와 매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다.


바다 풍광이 아름다운 진도 국립남도국악원

1일 차 : 목포역 - 뱃고동 식당(중식 갈비뜸북국) - 운림산방 - 국립남도국악원(공연관람) - 삼거리굴집(석식 제철 굴요리) - 해남 126 오시아노 호텔 체크인



1. 뱃고동 식당


남도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은 음식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맛볼 수 없는 깊은 풍미와 감칠맛을 기대하게 된다. 진도에서의 첫끼는 뱃고동 식당의 갈비뜸북국과 산 낙지, 꽃게무침, 낙지호롱이로 차려진 남도 밥상이다. '뜸북'은 톳의 진도방언이다. 뜸북갈빗국은 시원한 해조류와 구수한 고기국물이 만나 향토요리로 탄생한 것이다.



소고기가 들어간 미역국을 상상해도 그만이지만, 뜸북의 톡톡 씹히는 식감은 미역보다 명랑하고 신박한 맛이다. 갈빗국에 들어간 갈비는 튼실하고 국물은 진한 갈비탕 국물맛이다. 뜸북의 시원한 맛도 좋다. 매콤 달콤한 꽃게무침과 낙지호롱이도 빼놓을 수 없다. 싱싱한 산 낙지회에 이어 쫀득한 낙지호롱이도 입맛을 사로잡는다.



2. 운림산방



조선 후기 남화의 대가, 소치 허련 선생이 말년에 머물면서 창작과 저술을 하던 곳, 운림산방의 풍경이다.

명승 제80호로 지정된 진도군 의신면의 역사문화경관 중 한 곳인데, 뒤로 보이는 첨찰산 자락의 안개가 숲을 이룬다는 말에서 운림산방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ㄷ' 자 모양의 기와집 본채와 초가 사랑채,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못 가운데 직경 6m의 오각형 모양인데 섬과 배롱나무가 있어 늦여름 풍경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운림산방은 화가 소치 허련 선생이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지은 집이다. 예술과 전통, 자연이 편안하게 어우러진 공간의 건축학적 의미가 크다. 내부에는 예술작품과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산방 주변으로 대나무숲과 소나무, 매화나무 등이 있고 봄에는 매화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가을 단풍 풍광도 손꼽힌다고 한다.



운림산방을 지나 소치 제1관과 제2관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제1관은 소치 선생의 일생 작품세계, 담백하고 절제된 화풍을 만날 수 있다. 소치 선생부터 5대에 이르기까지 화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놀랍다.



소치 선생은 당대에도 뛰어난 서화가로 당시 임금이었던 현종이 쓰던 붓과 벼루로 먹을 갈아 그림을 그려 진상하였다. 추사 김정희 선생도 '압록강 동쪽에 따를 사람이 없으며 나보다 낫다고 극찬하였다'라고 전해진다. 작품 중 '부채에 그린 산수', '산수도팔곡병풍'가 인상 깊었다. 부채 작품은 소치 선생이 58세에 그린 걸작이다.




3. 국립남도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의 토요상설공연 '국악이 좋다' 공연을 보기 위해 도착했다. 코비드 이전에 토요상설공연을 취재하기 위해 찾고 그 후 처음 왔는데, 국악공연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콩닥거렸다. 취재하느라 사진 찍기 바쁜 와중에도 그날의 국악 공연이 어찌나 아름답고 근사한지 공연 보느라 사진 찍느라 바빴던 기억이 났다.



거문고와 가야금, 아쟁 등 우리 국악기를 전시하는데, 보기 좋았다. 가까우면 토요일마다 공연을 보고 싶은 곳이다. 진도 여행을 계획한다면, 토요일 오후 3시 토요일 공연을 관람할 것. 최고의 국악 공연을 만날 수 있다.



국립남도국악원의 토요상설공연 '국악이 좋다' 공연은 무료 관람이다. 티켓팅으로 좌석에 앉고 공연은 80분간 이어진다. 공연은 사진촬영이 제한되어 찍을 수 없지만, 국내최고의 공연이라고 할 만큼 멋진 국악 공연이다.



저녁 식사 가는 길에 윤고산사당과 고산둑에 들렀다. 고산 윤선도가 축조했다고는 고산둑은 우리나라 민간간척 1호로 1650년에 축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범상치 않은 인물은 미래를 보는 혜안이 있는 것 같다.



4. 삼거리굴집



바다가 보이는 삼거리에 굴집이다. 포장마차처럼 임시 건물이지만, 제철 굴구이를 먹기에는 정겨운 풍경이다.

날이 추워지는 11월부터 2월까지 운영한다고 하니 겨울 추운날씨를 핑계삼아 굴구이 먹으러 가봐야 할 곳.



메뉴는 굴구이, 굴물회, 굴라면, 굴떡국, 굴파전 등 굴로 만드는 모든 요리가 있다. 굴은 금방 까서 싱싱하다.

가장 맛있었던 건 바다향이 가득했던 생굴 한 접시, 넷이서 게눈 감추듯 다 먹고 한 접시 더 주문해서 먹었다.



커다란 쟁반에 가득 쌓아서 내오는 석화찜 면장갑을 끼고 하나씩 까먹는 재미가 있지만, 생굴 말고 두 번째 맛있는 건 여러 채소와 노릇노릇 부쳐낸 굴파전이다. 각자 한 젓가락씩 들고 기념샷도 찍었다. 너무 맛있어서!

세 번째로 맛있는 건 굴떡국과 굴라면이었는데, 쫀득한 떡국과 굴에다 남도 김치를 얹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5. 해남 126



서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해남 126 오시아노 호텔은 4성급 호텔이다. 전 객실 오션뷰의 신상호텔이라 쾌적하고 편안한 하룻밤을 보냈다. 일몰 전에 입실한다면, 푹신한 침대에서 근사한 선셋을 감상할 수 있다.



어두워진 바다를 바라보는 풍경도 차분하고 평화로웠다. 야외 인피니티 풀이 있다고 하니 여름이 좋을 듯.



바스락거리는 침구가 좋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가 있어 겨울에도 따뜻하게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숙소다.

조식이 맛있다고 해서 기대되었다. 적당한 메뉴로 구성된 뷔페인데, 분위기 깔끔하고 조식 메뉴도 준수했다.




2일 차 : 녹우당(윤선도 고택) - 원조장수통닭 - 해창주조장 - 산이정원 - 해남 -목포역



6. 녹우당



이튿날은 고산 윤선도의 고택인 녹우당으로 갔다. 해남 윤 씨의 종가인 녹우당은 조선시대 양반 가옥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녹우당과 고산사당, 추원당 등이 있고 주변에 500년 된 보호수들이 자라고 있어 웅장하다.






고산 윤선도 박물관에는 600년 이상 터를 잡고 살아온 해남 윤 씨 집안의 역사와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제사상에 눈길이 갔다. 지역마다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이 다르다고 하니 해남 윤씨 집안의 상차림을 보았다.




고산 윤선도의 생애와 서예, 그림, 문학 등 그의 모든 예술작품을 돌아볼 수 있었고 종가에서 전해지는 작품 5,000여 점도 볼 수 있다. 볼거리가 워낙 다양해서 1시간 이상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돌아보는 것도 좋다.




고산 윤선도 유적지를 돌아보고 시간이 남아서 땅끝순례문학관에 들렀다. 한국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해남 출신의 문학가들을 소개하는 곳이다. 해남을 상징하는 땅끝과 문학적 영감을 위해 시문학의 성지인 해남을 순례하듯 찾아온 모든 문인들의 발걸음을 의미하는 '순례'를 결합해 땅끝순례문학관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해남의 예술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다. 기획전시실을 비롯해 북카페, 전망대가 있어 돌아보기 좋다.



7. 해창주조장



해남 지역 특산물인 해창 막걸리는 약 100년의 역사를 가진 막걸리 양조장으로 헤남을 대표하는 막걸리다. 우리 술 막걸리인 해창 막걸리는 아스파탐 없이 물과 쌀, 누룩 등 재료를 제대로 발효시켜 만드는 진짜 막걸리다.

9도와 12도 두 가지의 막걸리를 맛보았는데, 막걸리 맛도 모르는 나에게 상큼한 맛이 더 좋았던 건 12도였다.


막걸리 병에 '정원이 아름다운 주조장 1927'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데, 정말 정원이 아름다운 주조장이었다.

800평의 정원에는 600여 년을 살아온 배롱나무와 동백나무가 있고 40여 종의 수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8. 원조장수통닭



진도 해남으로 떠난 예향 미식로드의 완결판은 토종닭 코스요리다. 닭육회부터 시작해서 닭주물럭, 닭백숙, 닭육수, 닭죽까지 먹는 코스요리에서 가장 관심을 끈 건 닭육회. 25년 이상의 전통을 지켜온 토종닭 요리 전문점인 원조장수통닭은 현재 3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닭육회는 신기하고 닭주물럭은 맛있는 닭불고기였다.



옛날부터 해남은 닭을 많이 키웠다. 크기와 맛 모두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 토종닭은 육질이 질기다고 생각하지만, 해남의 토종닭은 퍽퍽하지 않고 적당히 쫄깃한 맛이 일품이라고. 그래서 토종닭 한 마리를 즐기는 코스요리에 회가 나올 수 있다. 닭가슴살로 나오는 회는 참기름장에 찍으면 쫄깃하면서 고소하다. 닭육회는 그날 잡은 싱싱한 닭으로만 맛볼 수 있다. 가슴살을 발라낸 토종닭은 백숙으로 마무리 식사를 즐긴다.


뼈에 붙은 살코기까지 알뜰하게 뜯고 나면 닭주물럭의 양념에 밥을 볶아도 맛있고 녹두를 넣어 끓인 닭죽으로 마무리해도 좋다. 닭육회를 즐기느라 못 먹은 삶은 달걀은 하나씩 사이좋게 갖고 나왔다. 간식으로 잘 챙겼다.



9. 산이정원



'산이 정원이 된다'는 뜻을 가진 산이정원은 해남군 산이면 일대의 경관을 살려 자연과 어우러진 근사한 정원이다. 인근 바다를 메우고 작은 섬들을 연결하여 지난해 5월 개관한 산이정원은 2025년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될 만큼 관심을 받는 곳이다. 개발된 면적이 16만 평에 이르지만 공개된 면적은 5만여 평에 불과하다. 알록달록 물들었을 가을 풍광을 보내고 황량할 줄 알았는데, 겨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던 산이정원을 걸었다.



산이정원은 너른 대지와 탁 트인 전망의 평화로움을 느끼기에 알맞다. 산이정원의 시작점인 맞이정원을 출발해서 물이정원, 약속의 땅, 하늘마루 등을 거쳐 나비의 숲, 흐름원, 산이폭포, 노리정원 등 13개 테마정원을 다 돌아보는데 3시간 정도 걸린다. 시간을 정하지 않고 여유롭게 걷다가 문 닫는 시간에 나와도 노 프라블럼.



이병철 정원주는 아침고요수목원을 일군 정원가로 신환경 정원도시를 꿈꾸며 전남 해남에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전남도에 등록된 31개의 민간정원 중 가장 큰 면적인 산이정원은 2단계 부지가 등록되면 전국최대규모의 민간정원이 된다. 500여 종의 17만 그루에 달하는 수목자원과 주제정원 13개, 카페 갤러리 등이 운영된다.



멀리 산이정원 하늘마루에 설치된 유영호 작가의 '브리지 오브 휴먼' 조형물이 보인다. 오늘의 신부 신랑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산이정원 곳곳에는 야구를 하는 가족과 데이트 중인 연인들이 보인다. 산이정원은 규모뿐 아니라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로 누구나 포용하는 큰 정원의 느낌이다. 봄 여름 가을에 다시 가고 싶다.



스텐레이스 수저를 엎어서 붙여 만든 반짝반짝 키다리 의자는 인증숏 찍기에 알맞다. 든든하게 뒤를 지켜주는 어린 왕자가 있어 외롭지 않게 인증숏을 찍을 수 있다. 잔잔한 호수와 어린 왕자가 배경이 되는 멋진 풍경이다.



산이정원의 하이라이트였던 자연 공연장에서 우연히 만난 성악가의 즉석 공연이 있었다. 푹신한 잔디 의자에서 가곡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겨울하늘로 퍼지는 한국 가곡의 버스킹 공연을 즐기는 기분이 힐링이었다.



결혼식장이나 행사장으로 쓰여도 좋을 장소에서 지인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이런 멋진 공간에서 결혼식을 한다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거라고 생각했다. 산이정원 덕분에 해남이 더 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브리지 오브 휴먼'은 몸을 숙여 스스로 다리 역할을 하는 거인의 양팔 위에 42명의 인간 군상이 걸어가는 풍경을 보여준다. 그리팅맨으로 유명한 유영호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친근한 느낌이 들어서 인증숏을 남겼다.



진도 해남으로 떠난 예향 미식로드는 사니가든 뮤지엄 카페에서 따끈한 대추차로 훈훈한 마무리를 했다. 이번 진도 해남 여행은 남도문화를 만나는 전남여행, 남도예술. 미식여행, 고부가가치여행, 남부권특화진흥사업이다. '일상보다 더 가까운, 그래서 남도여행'을 위해 남도고택, 남도한상, 섬진강스테이를 여행할 수 있었다.


진도와 해남의 제철음식과 예술 역사 문화를 맛보는 미식로드

진도와 해남의 제철 별미 음식과 예술, 역사, 문화를 맛보는 미식로드를 마치고 나니 남도여행이 더 강렬하게 남았다. 그 어느 곳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알차고 멋진 미각의 추억을 남겨주었다. 운림산방의 고즈넉한 감동과 진도 뱃고동의 시원한 뜸북 갈빗국, 국립남도국악원의 예술적인 국악 공연, 삼거리굴집의 신선한 제철굴요리, 해남 126 오시아노 호텔에서의 힐링, 윤선도 고택의 아름다움, 해남 원조장수통닭의 신박한 토종닭 코스, 해창주조장의 쌈박한 막걸리, 그리고 정원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산이정원까지 1박2일 행복한 남도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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