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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겨울 바다, 붉은 노을 찾아 떠난 섬

인천 무의도에서 소무의도까지  


겨울의 끄트머리, 2월 여행지는 차가운 바람에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겨울 바다가 제격이다. 임인년(壬寅年) 새해의 여운을 담아 가볼 만한 곳으로 무의도를 택했다.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고 전해지는 호룡곡산에서 일출, 일몰을 모두 만나는 무의도는 드넓은 하나개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노을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말 탄 장수가 바람에 옷깃을 날리며 달리는 모습이 마치 춤추는 여인의 모습 같아서 불린 이름, 무의도는 붉디붉은 노을 속에서 더욱더 고혹적이다.   

   




갑옷 입은 장수의 칼춤이 아름답게 그려지는 섬무의도 

무의도는 지난 2019년 무의대교가 개통되면서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섬이 되었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연륙도로를 따라 잠진도로 건너가 다시 연도교를 건너면 무의도로 간다. 무의도(舞衣島)라는 명칭은 투구 쓰고 갑옷 입은 장수가 흡사 칼춤을 추는 모습과 닮았다는 뜻에서 유래한다. 또는 섬에 안개가 짙게 낀 날, 말을 탄 장수가 바람에 옷깃을 날리며 달려가는 모습이 마치 춤추는 여인의 모습 같다 하여 무의도라 불렸다고 전해진다. 코로나 이전에는 해마다 여름이면 하나개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무의도 춤 축제’가 열려 큰 관심을 받았다. 



무의도는 낮에는 편하게 트래킹을 즐기고 해 질 무렵에는 아름다운 낙조와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산과 바다, 삼림욕과 해수욕을 한 곳에서 즐기는 천혜의 섬이다. 무의도 섬 남쪽에 해발 245.6m의 호룡곡산과 더불어 국사봉은 서울 근교 등산코스로 손꼽는 곳이다. 국사봉은 해발 230m에 불과하지만,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몇 곱절 이상의 감동을 전해준다. 




호룡곡산만 오른다면 여유롭게 걸어도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정상석 아래 전망대에 서면 무의도 일대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등산객들은 대부분 선착장에서 국사봉으로 올라 호룡곡산을 거쳐 광명항으로 하산하는 종주 코스를 선호하는데, 산행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린다. 산을 오르다 보면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이 상쾌해서 섬 산행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무의도에서 소무의도까지 한나절 걷기는 무한 힐링 

무의도와 함께 있는 섬 중 큰 섬은 대무의도, 작은 섬은 소무의도라고 한다. 무의도 부근에 실미도와 해리도, 상엽도 등 부속 도서가 많아 주민들은 예부터 ‘큰 무리섬’으로 불렀다. 실미해수욕장에서 실미도까지는 ‘신비의 바닷길’이 있어 썰물에는 걸어서 건너갈 수 있다. 




무의도 트레킹 둘레길은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에서 하나개 해수욕장을 잇는 총 5km의 둘레길이다. 해안 데크 로드 1.1km, 숲길 데크 492m, 전망대, 포토존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을 가진 하나개해수욕장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소문난 곳이다.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 위로 방갈로 수십 동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백사장 남쪽으로 이어지는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드넓은 갯벌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 특별히 아름다워 추위도 잊고 한없이 바다를 바라보게 하는 곳이다. 




무의도 종주 코스를 마치고 광명항으로 내려오면 인도교 너머 소무의도가 보인다. 사람과 자전거만 오가는 인도교에서 여유롭게 바다 위를 걷는 시간도 특별한 경험이다. 소무의도는 대무의도와 연륙교로 이어져 있어서 작고 호젓한 섬을 구석구석 돌아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소무의도 인도교부터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무의바다누리길은 8개 구간, 총 2.48km다. 소무의도를 천천히 걷고 나서 인도교 앞에 있는 카페 떼무리 2층에서 작은 해변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은 힐링이 따로 없다.    



  


그리고 들러볼 곳인천 개항장 거리

인천은 서양의 문물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개항도시다. 우리나라 최초로 지어진 근대건축물을 볼 수 있는 개항장 거리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고스란히 쌓인 개항기 역사와 문화가 만나는 장소다. 인천역(당시 제물포역)은 우리나라에 처음 철도가 개통한 1899년에 개통식을 한 곳으로 1925년에 지은 역사는 지금까지 그 모습을 지키고 있다. 인천역 건너편 차이나타운과 인천아트플랫폼을 지나면 낯설고도 친근한 개항장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옛 일본 영사관인 중구청과 일본 제1 은행 인천지점 등 근대 건축물을 그대로 볼 수 있다. 개항장거리의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인천기념물 51호)을 중심으로 거리 양쪽에 중국식 건물과 일본식 목조건물이 보인다. 고풍스러운 개항기 건축물을 살펴보고, 일본식 가옥 내부를 수리한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그 외에도 근대건축전시관, 인천아트플랫폼, 인천개항박물관, 짜장면 박물관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무의도에서 맛보는 건강한 밥상무의도데침쌈밥  

무의도의 향토음식은 박대라는 생선 껍질을 끓여 만든 박대묵(벌버리묵)이다. 투명한 박대묵을 손에 들면 어찌나 탄력이 좋은지 벌벌 떨어서 벌버리묵이라고 부른다. 부드러운 푸딩처럼 보이지만, 한입 맛보면 의외로 쫀득하고 담백한 맛이다.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박대묵은 ‘무의도데침쌈밥’ 식당에서 4월 초까지 맛볼 수 있는 계절음식이다.

 



데침쌈밥은 호박잎과 양배추, 알배추 등 데친 채소 네 가지와 다시마에 무의도 굴을 넣은 굴 쌈장과 온갖 장아찌, 갈치속젓을 얹어 먹는데 수수하면서 감칠맛 나는 섬 밥상이다. 돼지불고기 세트나 간장새우 세트를 시키면 밥상이 더 푸짐해진다.      





<여행정보>

무의도 

주소 : 인천시 중구 무의동 

문의 : 032-832-3031(인천종합관광안내소)

웹사이트 : http://muui-do.co.kr     

개항장거리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제물량로 232번안길 27

문의 : 032-773-7511

웹사이트 : http://www.icjg.go.kr/tour     

무의도 데침쌈밥

주소 : 인천시 중구 대무의로 309-15

문의 : 032-746-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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