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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강차 Sep 25. 2022

패션 자존심을 되찾자!

-<내 취미는 캡슐 옷장에서 놀기> 중에서-

  이제 나만의 캡슐 옷장을 만들 마음의 준비가 끝났는가? 옷장 안이 정리되고 평온해지면 진정 내면의 평화도 함께 찾아온다. 평평해진 가슴도 처진 엉덩이도 울퉁불퉁한 다리 곡선도 허리에 붙은 나잇살도 모두 포용할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젊지 않기에 패션에 신경 쓰고 싶지 않다는 말도 쑥 들어가게 된다. 다시 아름다움과 패션 자존심을 찾고 싶어 지는 것이다. 


  사실 아름다움은 내면의 문제를 치유하면서 마음속 구멍을 자기 사랑으로 채워나가는 데서 시작한다. 모두 다 알고 있듯이 자신의 단점을 포용하고 오히려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을 때 당당함이 나온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조앤 디디온은 “자존심은 내 인생을 책임지겠다는 자세에서 시작한다.”라고 말한다. 이 문장에 패션이라는 옷을 입히면 “패션 자존심은 캡슐 옷장에서 내 스타일을 책임지겠다는 자세에서 시작한다.”라고 재창조될 수 있다. 정말 그럴듯하지 않은가.   

 

  자, 아직도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니까 굳이 패션 따위에는 관심을 두고 싶지 않다고 시니컬하게 말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러네이 엥겔른이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에서 한 다음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긍정적인 신체 이미지를 지닌 여성이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이 여성들도 스스로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을 즐긴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지 아닌지에 집착하지 않을 뿐이다. 이들은 화장이나 머리 손질을 하는 것을 '아름다운 여성'의 역할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들의 패션은 편안함과 자기표현을 위한 수단이다."

      

  내가 ‘캡슐 옷장’을 만들고 그 공간에서 노는 것을 즐기는 이유를 이보다 더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문장이 또 있을까. 잘 정리된 옷장 앞에서 내일 입을 옷을 준비하는 것은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 아닌 나의 자존심과 자존감을 채우는 자기 돌봄의 시간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나를 긍정하고 가장 나다움을 표현하며 창조하는 시간! 모든 잡념을 버리고 내 몸을 돌보는 시간! 바로 명상의 시간과 다름없는 것이다. 어떤가. 당신도 나와 함께 캡슐 옷장 앞에서 5분간 패션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지 않겠는가. 


  기미와 검버섯마저도 자유롭고 지적인 매력으로 승화시킨 그녀, 영화 <다가오는 것들> 속 이자벨 위페르의 꽃무늬 민소매 원피스 패션을 한 번 찾아보라. 나는 우리 중년 여성들이 그렇게 자신의 고유한 매력을 유지하며 나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며 자기표현에 두려움이 없는 당당함! 분명 그런 패션은 심플하고 잘 정돈된 옷장에서 탄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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