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성공 비법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진리에 대하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진리에 근간을 두고서 문제를 바라보지 않으면 그 문제는 제대로 풀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진리'란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승인할 수 있는 보편적인 '법칙'이나 '사실'을 말한다. 그러면 계획은 계획대로 반드시 되는 것이 진리에 가까운 것일까, 아니면 계획은 계획대로 잘 되지 않는 것이 진리에 더 가까운 것일까? 물론 후자가 더 진리에 가깝다는 것에 모두가 동감할 것이다.
"프로젝트, 잘 되세요?"라고 물으면 선뜻 "예!"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프로젝트는 왜 잘 되지 않는 것일까? 프로젝트가 잘 되지 않는 것은 '계획은 계획대로 잘 되지 않는 것'이라는 진리 위에서 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프로젝트 지배 구조(governance)는 '계획은 계획대로 반드시 되어야 한다'라는 전제조건(assumption) 위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전제조건은 진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우리의 프로젝트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계획대로 잘 되지 않는 특성을 가진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굴러가게 할 수 있을까?
프로젝트의 목적은 프로젝트 성공(project success)에 있다. 여기서의 성공이란 명목적인 성공이 아니라 누가 봐도 명백한 진짜 성공을 말한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에게 "당신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습니까?"라고 물으면 공통적으로 많은 성공자들이 "나는 운이 참 좋았습니다."라는 대답을 한다. 우리는 운(運)이 재수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이 세상에 모든 결과에는 그 원인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만약 성공이라는 결과가 운이라는 원인에서 야기한 것이라면, 그 운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운이 오는 기제(mechanism)를 밝힐 수 있다면 프로젝트의 성공 비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성공 비법을 알 수만 있다면 우리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출발할 수 있다. 혹시 그 비법을 찾기 위해 혼자 맨땅에 헤딩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만약 나만의 방식을 찾았다면 그것을 고집하고 있진 않는가? 과연 그 방법이 최선일까? 나만 알고 있는 비법이라고 착각하고 있진 않는가?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도 고민하고 있을 확률은 상당히 높다. 내가 고민하는 문제의 답이 세상에 이미 있다면 혼자서 스스로 애쓰기보다 그냥 찾아서 배워 쓰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프로젝트 수행을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비슷한 고민을 한 사람들이 해결책으로 만들어놓은 가이드북이 있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전반에 대하여 나름 잘 정리된 자료로 'PMBOK(Project Management Body Of Knowledge)'이라는 책이 있다.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 책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에 대한 지식의 꼬리가 아닌 '지식의 몸통(Body Of Knowledge, BOK)' 전체를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한 부분에 편협된 지식이 아니라 총체적이고 전반적인 PM 지식 전체를 소개하고 있다. 나만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방법론을 찾으려 시행착오를 겪지 말고 많은 전문가들이 오랜 기간 고민하여 집대성해놓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지식체계(PMBOK)를 적극 활용해 볼 것을 권한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겠다면 질문을 다르게 해보자. 질문을 잘하면 답이 보인다. 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가 잘 되지 않을까? 브레인스토밍을 해보면 잘해보려는 의지가 약해서(Integration Management, Quality Management),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서(Scope Management),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Time Management), 연구비가 충분치 않아서(Cost Management), 사람이 없어서(Human Resource Management), 의사소통이 잘 안돼서(Communication Management), 팀원들이 협조를 잘해주지 않아서(Human Resource Management, Communication Management), 중간에 예상 못 한 일들이 생겨서(Risk Management),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혼자 하기 때문에(Stakeholder Management) 등으로 그 이유는 다양하게 있을 수 있다.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이번 프로젝트만큼은 잘 해봐야지!'하고 다짐하지만, 여전히 프로젝트 종료일이 가까워지면 쫓기고 허둥지둥 대다가 미완의 작품으로 마무리하진 않는가? 과연 프로젝트만 그런 것일까? 일상사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왜 이런 과정은 항상 반복되는 것일까?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만 한다고 잘 될까? 연초에 많은 사람들이 계획을 세우곤 한다. '올해는 기필코 담배를 끊고 말리라' 혹은 '운동을 열심히 해서 살을 빼고 말리라'라고. 그러나 변함없이 작심삼일로 끝나고 만다. 이런 일들은 습관을 바꾸는 일이다. 습관의 습(習)은 날개(羽)를 수백(百→白) 번 퍼드덕거려 날기를 익힌다는 뜻으로 '1만 시간의 법칙(The 10,000 Hours Rule)'을 함축하는 말이다. 즉 습관을 바꾸는 일은 시스템을 바꾸는 일이다. 날지 못하던 새가 날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했을 때 드디어 창공을 날아오를 수 있는 성공적 결과를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제대로 매니지먼트 되어 성공적인 결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의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체계적인 방식으로 시스템을 혁신시켜야 한다. 우리의 연구개발 현장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현재까지 집단지성에 의하여 개념화된 글로벌 표준 PM 지식체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PMBOK에서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지식 영역(knowledge area)을 통합(integration), 범위(scope), 시간(time), 비용(cost), 품질(quality), 인적 자원(human resource), 의사소통(communication), 위기(risk), 조달(pocurement), 이해관계자(stakeholder)로 나누고, 이를 기준으로 다양한 프로세스를 연결해 시스템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모든 프로세스는 이전 프로세스로부터 입력물을 받아 출력물 생성하기 위한 일들이 이루어지도록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프로세스에 공통적으로 입력되는 두 가지 입력물이 있다. 하나는 '조직 프로세스 자산(organizational process assets, OPA)'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 환경 요소(enterprise environmental factors, EEF)'이다. 이 둘은 대부분의 프로세스의 입력물로 활용되기 때문에 약방의 감초와 같이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 PMBOK에서 다루고 있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지식체계를 연구(research)와 개발(development)의 특성에 맞춘 연구개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R&D PM)에 대한 내용을 1장에서 다루고, 연구개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의 기본 토양이 되어야 하는 연구개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윤리시스템(R&D PM Ethic System)을 2장에서 다루며, 연구개발 프로젝트의 실례를 들어 연구현장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계획(R&D PM Plan)을 수립하는 방법에 대하여 3장에서 다루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