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하다가...01

멍한 시간이 필요해

by 임쓸모

하루 중에 온전히 공상을 할 시간은 설거지할 시간 밖에 없다.

첫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5년째 아이가 눈을 뜸과 동시에 나는 어미로서의 삶이 충실(?)하게 살아야하기도 했고 두 아이와 함께 있다보면 뭔가 지속적인 사고를 한다는 게 어려워졌다. 지금 하는 일을 마치면 다음은 뭘해야하는지 생각하고 또 급하게 해야할 일이 떠오르고...뭔가 굉장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항상 바쁜 기분. 그리고 뭐든 완벽히 끝내는 것은 하나도 없는 기분이 들어 심적으로 무력하기 일쑤였다.


예전에는 출퇴근을 하면서 혹은 그냥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면서 멍하게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지금은 하루종일 집에 있는데도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게 아이러니 하다.내가 그렇다고 엄청 부지런한 성격도 아니고 완벽하게 살림과 육아를 잘해내는 사람도 아닌데 말이다. 아이가 낮잠을 잔다거나 잠깐의 짬이 생기면 예능을 보거나 카스를 하거나 쇼핑을 한다. 독서량도 줄어들고 글은 더더욱 안쓴다. 예전엔 제법 글솜씨 있다는 소리도 듣고 시나부랭이랑 단편소설같은 것도 끄적여댔는데 이젠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는데도 집중력이 떨어져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 단어들만 나열하고 만다.


설거지를 하다 생각했다.

다시 글을 써보기로. 설거지는 다른 집안일에 비해 딴생각하기가 좋다. 하루 3번이상 꼬박꼬박하다보니 기계적이 되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집안일들은 안그런데 설거지를 하다보면 재밌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르기도 하고 예전의 슬픈 일도 생각나 눈물을 떨구기도 한다. (미쳤나..?)


소소한 이런 생각들이나 이야기들을 아침 설거지가 끝난 후 정리해서 여기에 올려볼까 한다.


재미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에겐 의미있는 작업이 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