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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기시대 Jun 22. 2015

(프롤로그) 석기시대의 문명생활 체험기

고향에 내려온 35세 청년의 사소하고 소소한 이야기

2015년 3월

35살..

브랜드 마케팅 경력 8년 차..


너무도 어렵게..

그리고 너무 쉽게..


귀촌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귀향이 아니라..


단지, 필드를 넓게 쓰기 위함이라는

무모한 호기를 부리며..



그렇게 35살에

맨땅에 다시 헤딩을 하기 위해,

서울생활을 그만하고

고향인 강원도 양양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제 이름 김석기를 따서,

석기시대라는 필명으로 무작정 그림을 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고사리 밭에 잡초를 매고, 저는 고사리를 꺾고 있습니다



그리고 농막을 개조해서 컨테이너 하우스를 지어

작업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10년 넘어 바스러지기 직전의 농막
1차 스케치
로고타입 스케치
CAD를 몰라, 사용할 줄 아는 PPT로 만든 스케치업
한 달만에 완성된 외관
이것저것 소울을 담아 정성껏 꾸며보려한 내부








그렇게.. 무작정 하고 싶은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일을 그만두고 3개월 만에,

허름하지만 나름 작업실이자 사무실을 완성했습니다.


이름 하여 STONEAGE UNION 이라는 나름 거창한 이름을 달았습니다.

로고도 하나 그렸지요~



Stone

Age

Union

의 이니셜을 딴 S.A.U를 가지고

석기시대답게 고인돌을 형상화하여!


짜안 (허접하지만 그래도 나름 브랜드 로고!)


그리고 이렇게 작업실을 짓고나서..

지난 3개월을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STONEAGE UNION STUDIO 를 만들며..

처음 컨테이너 짓는다고 했을 때..
제일 많이 들었던 말..

  

뭐하려고?
컨테이너 단열이...
식당 하게?
여행사하게?

  

아쉽게도 시원한 답변을 못 드렸어요~^^
당연하죠..
저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으니까요..~^^

  

컨테이너 한 달 동안 지으면서
나름 생각도 정리되고 하고 싶은 것들도
조금씩 구체적으로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여기서 하는 일이 뭐냐고요?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을 발견합니다..
(ㅋㅋ 막연하죠?)

  

지역 음식을 찾아 브랜딩 합니다
야양감제만두 (양양식 감자만두)를

브랜딩하고 있습니다.


이 음식은 새롭게
개발한 것이 아닙니다.


이미 이  지역분들이 즐겨먹던 별미지요..
옆 집의 뚜깔이 나물 밥,
지누아리 장아찌,
제피장박이 등

  

알고 보니 이동네에서 즐겨먹는 소소하지만
스토리와 히스토리를 가진 소중한 음식들이
참 많더라고요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동네에 명소가 참 많습니다
그저 와서 삼겹살만 구워먹으며 소비하기엔
너무 아름답고 소중한 자원입니다..
그래서
계곡 트래킹이나 자전거 라이딩
바이크 패킹.. 캠핑 등의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로 제대로 즐기고 느끼고
다시 찾고 싶은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결국
음식  팔고.. 여행상품 파는 것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을 통한 문화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깨끗한 공기.. 훈훈한 시골인심..?
이런 단편적인 것들로만 평가받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또한 저의 이런 사소한 움직임이
동네 어르신과 귀농귀촌을 결심하고 내려오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경제적인 효과를 나게 하는
요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또래의 청장년층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솔직히 뭐 벌어먹고 살 게 있어야 이곳에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제게
걱정도 많이 해 주십니다

  

뭐해 먹고살 거냐..
결혼은.. 여긴 여자도 없는데..

  

그래서 자식들은 다 서울로 보내서
살게 하지요

  

저 또한 그렇게 살았으니까요..

  

입버릇처럼.. 아.. 고향에 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고향은
가장 가기 힘든..
아니지.. 가서는 안 될 (금의환향 하기 전까진)
그런 곳이 되어 버렸더군요..

  

저 또한 그렇게
부모님께 떳떳한 아들이 되고 싶었기에
나름 고생이란 것도 하면서
살아갔습니다.

  

제가 결혼도 안 했기 때문에
아직은 젊기 때문에..
그리고 부모님이 이곳에 사시기 때문에..

  

귀촌을 쉽게 결정할 수 있었으리라
짐작을 하십니다..

  

하지만..
저 또한 많은 고민에 고민에 고민을 하고
말 그대로 "어려운 결정" 이란 걸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내려와 보니..
전 "어려운 결정"을 한 게 아니라
"해야 할 결정"을 조금 앞당긴  것뿐이더라고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결정하지 않았으면
전 아직까지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체
남의 기준으로 남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인생의 목표를 세우며 불행한 삶을
나름 괜찮다며 소주 한 잔에 풀어버리려고 하며
살고 있었을 겁니다.

  

저와 같이
고향이 있음에도
고향을 가지 못하는
21세기형 실향민 청년들이
다시금 고향의 품으로 돌아와
건강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청년의 패기로
지역사회를 일구어내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STONEAGE UNION

Flash back memories!

STONEAGE UNION LOGO


소중한 것들을
추억만 하고 살기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잖아요..~^^



놓치고 살고
잊고 살며 나중에 후회하기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잖아요..

  

요즘 고향 내려와서 뭐가 좋냐고 물어보시는
분들 많은데..

  

"아버지랑 소주 한 잔 할 수 있고,
어머니 잠자는 모습 보고 불 꺼 드릴 때.."

  

라고 말씀드립니다..

  

소중한 것들이 지나간 기억으로만 남지 않게
오늘도 달립니다~^^

  

길었던 이야기를

그래도 읽어주셨군요~^^


자..


이제 그 일상들이 어떻게 그려질지~

찬찬히 그려 나가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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