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부부의 탄생
첫 시작은
연습삼아 그렸던 엽서 종이였다
나와 마찬가지로
아내 또한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종이에 그리는 것 보다는
넓은 벽에 그리는 벽화를 주로 좋아한다면
아내는 아기자기한
엽서나 자그마한 수첩에 조그맣게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듯
우리 부부는 그림 스타일이 사뭇 다르다
허나 공통점은 바로
그림안에 추억이 깃들어 있는 것을
의미있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각자의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다가
둘이서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해보면 재밌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여행을 할 때,
가장 기념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중
공통으로 이야기했던 것이 바로 '엽서'였다
사실, 요즘엔 여행을 SNS로 대부분 기록한다
그런데 뭐랄까
SNS에 남긴 여행기록이 나쁜 것은 아닐테지만,
이상하게 흩뿌려져 날라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막상 기억에 남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는다
역시 감성은 아날로그가 아닐까
엽서가 그러했다
여행지에 가면 그 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엽서에
생각나는 이에게 편지를 쓰고,
우체통에 넣어 지금 이 여행지에서 내가 느낀 소중함을
소중한이에게 남기고 싶은 감성
엽서였다
그리고, 그 엽서에
그 사람만의 이야기를, 추억을 남겨주면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되지 않을까
그것이 누군가의 여행을 더욱 의미있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된 우리부부의 그림엽서
우리부부의 각기 다른 스타일로
당신만을 위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엽서를 그려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여행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여행의 주인공은
타인이 아닌
바로 나 자신만의 것이기에
당신을 오롯이 여행의 주인공이 되는
그런 여행을
그림부부는 남겨드리고 싶었다
일단 간판을 만들고,
아내가 이쁘게 그림을 그려넣었다
"당신만을 위한 엽서를 그려드립니다"
막상 간판을 만들고 나니
뭔가 진짜 시작하는 듯 설레는 마음에
가슴이 쿵쾅인다
양양의 인구해변에서
사람도 드문드문있는
텐트를 치고 테이블을 놓고
음악을 틀어 두고
간판을 세워 두었다
그러자
어떻게 알고
하나 둘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용기있는?한 분이
반려견을 안고와 함께 그려줄 것을 부탁했다
반려견과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란다
그렇게 첫 그림엽서가 그려지고
그렇게 첫 시작을 하고,
두번째로 찾은 곳은
강원도 고성의 천진해변이었다
그림속 이야기는 조금씩 써내려가려한다
어쩌면 이야기를 쑤는것도의미없을지 모르갰다
이미 이 그림엽서안에 그날의 이야기가
녹아있을테니
엽서를 받은 분들이
가끔씩 꺼내어 그날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향복해하면 그것이 그림엽서의
그림부부의 역할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