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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석우 Jan 09. 2025

호가호위(狐假虎威)

자기 교육 소신

은연중 자기 주변의 힘 있는 사람을 끌어들여 자기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사람이 있다. 아마 상대가 자기가 끌어들인 사람의 위세 때문에 자기 말을 잘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자기 생각을 자기 말로 풀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자기 자신으로 드러내기를 두려워한다. 동물들이 여우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여우 뒤의 호랑이를 무서워했던 것처럼 사람들도 자꾸 자기 뒤에 자기보다 힘 있는 존재를 세우고 싶어 한다. 그렇게 되면 우선 호랑이의 위세를 빌릴 수 있어 자기를 두려워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자기 존재는 뒤의 존재에게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모르는 것 같다.


학교장이 학교장의 권한으로 선생을 대해야지, 학교장이 이사장의 말과 생각을 뒤집어쓰고 나타난다. 교감이 이사장의 가면을 쓰고 군림하려 한다. 담임교사가 학교장에 빙의하여 학생을 설득한다.

예를 들자면 “수업 태도 바르게 하자, 교장 선생님이 순찰하면서 보면 어떻게 하냐, 교감 선생님이 청소 깨끗하게 하라고 했다” 등. 자기는 어디 갔는가.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나는 교사다. 너희들에게 인간 됨을 가르쳐야 한다. 수업 태도를 바르게 하지 않는 것은 내가 용납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곳은 우리가 깨끗하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 청소 잘하는 것이 내 교육 방침이다.”


교육은 자기를 찾아가는 것, 또는 자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렇게 자기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교육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자기 주관으로, 자기 교육 소신으로 학생들을 대해야 교사의 권위가 바로 설 것이고 그런 교사에게 학생들이 배울 것이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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