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다른 기념일>, <목소리 순례>
"'음성으로 말하지 못하면, 듣지 못하면, 제 구실을 할 수 없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채 안개 같은 음성을 붙잡으려 애썼다. 신경은 나날이 쇠약해졌다." - <서로 다른 기념일>, p.97
"유년기 내내 나는 어디에 지뢰가 있는지 모를 발음훈련 선생님의 귀를 향해 두려움에 떨면서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발음훈련이 무의미하다거나 나쁘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음성을 타인의 귀에 내맡기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타인의 귀에 의해 내 목소리의 좋고 나쁨이 결정되는 것, 이런 일들은 결과적으로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죽여버렸다." - <목소리 순례>, 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