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래디에이터2> 리뷰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조연 배우들의 연기다. 마르쿠스 역의 페드로 파스칼의 연기는 전작에서 러셀 크로우가 보여준 무게감을 재현하고, 마크리누스 역의 덴젤 워싱턴은 호아킨 피닉스가 선사했던 긴장감을 스크린에 불어넣는다. 두 배우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극의 몰입감이 배가 되는데,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두 배우의 등장만을 기다리게 될 정도다. 하지만 조연이 두드러진 만큼, 주연인 루시우스와 두 황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인상을 남긴다. 조연을 맡은 베테랑 배우의 노련함에 가려진 탓일수도 있지만, 각본의 핵심 역할을 조연에게 부여한 시나리오의 문제가 크다.
문제는 전작을 지나치게 직관적으로 계승한다는 점이다. 영화는 추방당한 영웅이 검투사가 되어 황제를 몰아낸다는 서사를 그대로 계승하고, 역할만 대체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전작에서 한 인물이 수행한 역할을 두 사람에게 나눈다. 막시무스의 선역을 루시우스와 마르쿠스에게, 콤모두스의 악역을 두 황제와 마크리누스에게 분리한다. 전작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겠으나, 이로 인해 주역의 비중이 희석되며 몰입감이 떨어진다.
- 본문 중
Den 매거진에 기고했습니다.
https://www.thede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