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P의 나고야

나고야 여행기(2)

by 시적허용

공항을 출발할 때까진 감흥도 없었다. 여차여차 사정 때문에 갑작스레 혼자 떠나게 된 나고야. 그래서인지, 아주 설렌 마음으로 떠나진 않았다.

물론 그래도 공항은 늘 즐거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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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도착하니 여전히 외롭긴 했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낯선 곳에 혼자 놓인 감각. 약간의 불안과 긴장. 차라리 영어였으면 몰라도(영어도 못 알아들었겠지만) 전혀 감도 못 잡는 일본어가 가득한 공간. 날선 긴장감과 이들의 호의가 섞여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기분이었다.


공항에서 환전부터 했다. 멀지 않은 곳에 ATM기가 있다. 보통은 거기서 줄을 길게 선다는데,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나 혼자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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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나고야역까지는 기차를 타야 한다. 기차 타러 가는 곳은 어렵지 않았다. 발권도 어렵지 않았다. 선택지가 있다고들 하는데, 난 모르겠고 그냥 했다.

그런데 열차 타는 곳이 나뉘어 있었다. 역무원에게 물었더니


"아 나고야 오버 데어! 라스트 미닛!"


이라며 서둘러 타라길래 부랴부랴 확인도 안 하고 열차에 탔다.

타자마자 문이 닫혔다. 타고 나서 확인해보니, 맞게 타긴 했다.




나고야역에 도착했다.

이젠 사카에역까지 가야 하는데, 지하철 티켓 발권이 어려웠다. 대부분은 교통카드 찍고 들어가더라. 다행히 나고야역 발권기 중 신식 발권기가 있었는데, 거기선 발권이 쉬웠다. 구형 발권기는 금액을 직접 입력해야 해서 이해를 못 했지만, 신식은 도착지 역만 입력하면 알아서 금액이 나왔다.




사카에역에 무사히 도착. 어디로 나가야 할지 몰라서 제미나이에게 물었다. 12번 출구로 나가라길래 열심히 찾아 나갔더니, 꽤 먼 곳이었다. 16번 출구로 나가야 그나마 가까웠다. AI에 대한 불신 +1.

원래 7분여 거리라는데, 대충 10분 정도 걸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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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에역은 번화가다. 거리의 모습은 종로3가, 또는 압구정 거리를 닮았다. 그런데 사람들 행색을 보니 젊은 사람이 많아 홍대 같았다. 다들 퇴근하고 저녁 먹고, 회식하고 그런 모습이었다.


내가 묵은 호텔은 프린세스 가든 호텔이다. 숙소 입구가 특이한데, 들어가자마자 로비가 보이는 게 아니라 안쪽으로 꽤 들어가야 한다. 전혀 입구처럼 보이지 않는 입구가 있다. 체크인하려면 거기서 호출을 눌러야 하는데, 냅다 일본어가 나와서 '칸코쿠진'이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그제서야 체크인하러 왔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답하니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면 빨래창고 같은 공간을 지나 엘리베이터가 보인다. 거기서 L(2층, 로비)을 누르면 그제서야 호텔의 모양새가 나온다. 한국말을 하던 직원은 남성 목소리였는데, 체크인할 땐 여성 종업원이 응대했다. 서로 대화가 어려워 초등학생 수준의 영어만 오갔지만, 웬만한 설명은 다 들었다.


짐만 내려두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여성 종업원에게 번역기를 돌려 "야바톤 가기에 아직 늦지 않았나요?"라고 물었다. 번역이 이상했는지, 야바톤을 모르는 건지 이해를 못 했다. 그러자 아까 1층에서 문을 열어준 남성 종업원이 등장했다.


그는 한국어가 매우 능숙했다. 판교 여느 회사 부장급으로 일할 것 같은 외모는 친숙함을 더했다. 근처에 야바톤이 많은데, 이 지점으로 가면 아직 먹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감사를 표하고 야바톤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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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곳에 야바톤이 있었다. 야바톤은 미소카츠로 유명한 곳이다. 미소카츠는 나고야 3대 명물 음식. 나고야 여행 브이로그를 보면 빠지지 않고 나온다. "칸코쿠 메뉴"라고 말하고, 주문은 모두 손짓 몸짓으로 끝냈다. 바디랭귀지가 최고다.


야바톤 후기는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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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나와 산책을 하자니, 시간도 늦었고 몸도 피곤했다. 숙소 내 대욕장을 끝으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숙소 대욕장은 건물 6층이다. 카드를 찍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 시스템. 비밀번호는 체크인 때 받은 종이에 적혀 있다.


대욕장에 들어갔다. 물 온도가 적당히 뜨거웠다. 진심으로 몸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10시 이후에 들어간 탓에 물이 깨끗하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뭐. 어쩔 수 없지 싶었다.


방에 들어와서 누우니 잠이 쏟아졌다. 참을 수 없는 졸음. 계획이고 뭐고 잠에 빠졌다.


본 게임은 이틀차부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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