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살아도 되는데 굳이 일을 벌이는 이유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육아에 살짝 숨통이 트이기 시작한 몇년 전,
돈 좀 벌어보겠다고 최저시급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하고 싶었던 일도 아니고 그냥 아이들 없을 시간에 맞춰 구한 일.
몸과 마음이 닳는 경험을 하고 그만두었다.
집에서 돈을 벌까?
1인 기업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작게든 사업을 하려면 브랜딩이 필요한걸 알게 됐다.
그럼 제일 돈 안드는 블로그부터 해야지.
난 영어를 좋아하니까 관련 정보를 쓰다보면 뭐가 나오지 않을까?
정신없이 시간이 흐르고 난 뒤의 현재.
매주 팟캐스트를 만들어 올리고 있고,
온라인으로 팟캐스트 강의를 하고 있고,
관련 전자책도 써서 판매하고,
영어원서 읽는 모임을 하면서
강의 관련 네이버 카페도 키우고 싶어한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도 가끔 관리해준다.
궁금한건 못참아서 강의도 많이 듣는다.
이 와중에 안해봤던 새로운 꿍꿍이(?)도 모색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래저래 하는 일 참 많다.
99%는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그래서 출퇴근이 없다.
새벽이고 낮이고 밤이고...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이.
이런 나와 비슷하게 살고 있는 블로그 친구들이 있다.
그녀들과 매일 톡을 주고 받으면서
각자 하는 일에 대한 보고와 피드백이 오가는데
가끔 하는 말이 있다.
참 피곤하게 산다, 우리.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렇다.
누가 억지로 시킨것도 아니고
안해도 당장 막 큰일 나는것도 아닌데
우리는 그렇게나 열심히 온라인으로 일을 벌이고, 뭔가를 하려고 하고 있다.
왜일까?
그냥 온라인으로 검색하고 소비만 하면 되는 것을
왜 죽어라 생산하려 드는걸까.
내가 만들고 있는 팟캐스트에도 이런 엄마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굳이 새벽기상을 하고
육아에 지쳐 나가떨어질 법도 한데
시간을 내서 전자책을 쓰고, 강의를 하고, 책을 쓰고...
벌써 15명째 인터뷰 하면서 느낀 이유는
우리 모두' 엄마'가 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분명히 나는 난데
내가 아닌 '엄마'가 되는 경험
엄마가 되면 그 전에 어떤 일을 했던지 정체성이 싸악 지워지고
당분간 'OO 엄마'로 살아가야 한다.
아직 혼자는 아무것도 못하는 어리고 연약한 나의 아이를 위해
'나'를 포기하고 '엄마'가 되는 경험.
분명히 나는 나인데 잠시 나를 내려놓고
그전과는 완전히 다른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사람이 되는 경험.
하지만 그렇다고 원래의 내가 지워질까?
마음 한구석에 계속 물음표를 품는다.
- 나는 누구지?
- 원래 어떤 사람이었지?
- 진짜 나는 언제 되찾지?
이런 의문에 계속 헤매다가 누군가는 나처럼
'진짜 나'를 되찾기 위해 피곤해진다.
아니 피곤해지기로 '선택'한다.
언제든 이 선택은 되돌릴 수 있지만 확실한건
한 번 빠지면 다시 나오기 어렵다.
피곤해지는데 행복한걸 보니
운동처럼 중독이 되나보다.
까짓거, 나쁜거 아니니까 계속 피곤해보자.
운동도 오래하면 몸짱이 되니까
지금 일들도 오래하면 온라인짱이 되겠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