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막 돈이 넘쳐나는 재벌들도 돈 더 가지겠다고 싸우는 세상.
나같은 서민은 그냥 당연히 돈이 좋다.
근데 이 돈이라는게 결코 쉽지 않다.
코흘리개 대학 신입생 시절, 인생 첫 알바로 PC방 알바를 도전했다가 3일만에 담배지옥을 못참고 나왔다. (아 옛날 사람 인증... 옛날엔 피씨방에서 담배 피우고 그랬어요)
그 다음엔 학교 앞 경양식 집에서 일하면서 짧은 팔에 접시를 7개씩 올려놓고 서빙을 하다가 많이도 자빠졌다. (점심시간에 생활체육과 러쉬하면 그냥 그날은 죽었다고 봐야 함)
휴학하고 나서 하게 된 방문학습지 선생님 알바때는 추운 겨울날 30개 동이 넘는 대단지 아파트를 구두신고 뛰어다니면서 일했다. (규정이 꼭 구두를 신어야했음. 이상한 Y모 영어학습지...)
대학 졸업하고 했던 방송작가는 하필 고발 프로그램이라 모 기업으로부터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들었고
(보조출연자들에게는 출연료 늦는다고 협박 받음)
방송 힘들어서 옮겨간 홍보영상 회사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날 클라이언트가 쳐들어와 밤새 옆에서 내가 일 하고 있나 감시 하기도 했다.
(너무 뜨거워서 데일 뻔한 열정 보여주신 S 대기업 분들... 잊지 않겠습니다.)
사업도 물론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남의 돈 먹는게 힘들다는 말도 있듯이... 조금 징징대 보았다.
이후 결혼과 임신이라는 플로우를 따르면서 자연스럽게 일을 관두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좀 커서 숨을 돌릴만한 시기가 되자 다시 돈을 벌고 싶어졌다.
물론 우리 여보님은 4가족의 가장으로써 충분한 생활비를 벌고 있다.
하지만 엄마로서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예전의 내가 흐릿해져 가는걸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예전의 나처럼 돌아가려면 당당히 내 일을 해서 수입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길어진 경력 단절 기간, 누군가 날 고용하기엔 많은 나이, 아이들 돌봐줄 인력의 부재로 다시 회사로 나가는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간 시간동안 약 3시간짜리 식당 서빙을 시작했지만 시간 대비 최저 임금은 뭔가 자존심이 상했다. 체력도 전에 서빙하던 20대 시절도 아니었고.
결국 집에서 돈을 버는 방법을 찾다가 1인 기업을 알게 되고, 블로그를 알게 되고..
나름 디지털노마드를 자처하며 여러가지 일을 벌이며 집에서 돈을 벌어보는 지금까지 왔다.
그래서, 집에서 노트북 켜서 일하는 지금은 우아한가?
출퇴근 안하고 내가 하고 싶은 시간에 일하는 지금이 우아하게 돈 버는 방법인가?
아니, 안타깝게도 별로 그렇지 않다.
집밖에 있는 오프라인 회사도 정글이지만
집에서 만나는 온라인 세상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회사가 섬이라서 밖에서 물자를 조달해주고 안에서 다 해결한다면
온라인은 망망대해에서 뗏목 하나 띄우고 뭘할까 고민하는 형국이다.
(즉,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고르는 것도 일이다.)
회사 섬은 오너가 하라는대로 하면 매달 돈이 나오지만
온라인 바다는 내가 알아서 질 좋은 바닷물을 구한 다음, 장기간 말려서 약간의 소금을 구하고, 그 소금을 팔아 돈을 버는 것 같다.
회사 섬은 맘에 안들면 다른 섬으로 가면 되지만
온라인 바다는 맘에 안들면 그냥 가라앉아야 한다.
아무도 몰라주고, 없던 일이 되고, 내 시간과 체력은 그대로 사장된다. 옮길 새로운 바다는 없다.
좀 극단적인가?
그래, 비유를 하느라 좀 과장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얼추 비슷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너무 나쁜 점만 부각해서 그렇지, 바다에서 잘 나가면 큰 배를 소유하고, 다른 섬에 가서 교역도 하고, 해적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튼... 난 우아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
돈 앞에서 우아한 건 없는것 같다.
우아하다는 것은 과정보다는 결과론적인 이야기로
우아하지 않고 상스럽게(?) 애써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우아한 삶을 살아갈 선택지가 많아지는 것 아닐까?
오늘도 우아한 선택지를 위해
바둥바둥 애를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