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일라씨 Oct 06. 2022

40대 주부가 클럽 음악에 빠진 이유

 

 40대 초반, 클럽음악 정확히 말하면 EDM에 빠졌다. 얼마전 다녀온 EDM 페스티벌은 그동안 잊고 있던 음악 페스티벌에 다시 불을 붙였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도 좋지만 페스티벌과 비교할 수 없다. 실내와 실외의 차이, 모이는 군중의 숫자 차이, 술 섭취 여부의 차이 등등 그냥 아예 다른 종류의 경험이다.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가 페스티벌에 가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신랑에게 미리 날짜를 말하고 허락(?)을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랑은 나에게 허락이 아닌 통보가 아니냐고 하지만 그래도 눈치가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미안해서 같이 가자고도 했지만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아닌 이상 함께 즐기기 어렵다. 거의 하루종일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전담 시켜야 하니까 미안하긴 하지만 뻔뻔하게 다녀오기로 했다. 나도 스트레스를 풀어야해! 정당화 시키면서.



 사실 나는 EDM 전혀 듣지 않았다. 관심도 없었다. EDM하면 박명수가 떠오를 정도였다. 그런데 환경이 무섭다는게 이런것일까? 여름에 다녀온  페스티벌을 계기로 페스티벌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을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EDM 페스티벌이다. 처음 가니까 미리 라인업에 있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예습했다. 근데 아직 공연을 보기도 전에 노래가 너무 좋은것이 아닌가? 듣던 노래만 주구장창 듣던 나는 깊은 반성을 했다. 음악에 편견이 있었구나.



 마침내 당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잠실로 향했다. 티켓을 받으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입장한 순간, 시간이 순삭됐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면서 조금씩 실감이 났다. 주경기장을 꽉 채운 관객들의 열기, 귓속말을 하지 않으면 안들릴 정도로 엄청난 음량의 라이브, 현란한 레이저쇼,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불꽃.



 인스타그램 @umfkorea_official


 

 사람이 뭔가에 빠질때는 현실을 잊게 해주는 것이 최고. 그렇게 하루를 엄마가 아닌, 페벌러로서 즐기고 나니 현실로 돌아오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계속 페스티벌 가서 놀려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생긴다. 내가 해야할 일, 목표한 것을 확실히 해놓고 놀아야 더욱 즐거울 것 같기 때문이다. 노는게 제일 좋은 뽀로로들이라면 놀고 싶은 만큼 현실에 충실할 것! 나부터 먼저!





 


매거진의 이전글 질투는 너의 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