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브랜드에 맞는 목적지를 설정하는 판단 기준
“다음 달부터는 광고비를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광고주 담당자의 말이었다.
수많은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이때만큼 아쉬운 적은 없었다.
빌링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문제의 그 TV 광고가 영상미가 정말 빼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도 그 프로젝트에서 수많은 고생을 겪었다.
그만큼 결과물에 대한 애착도 더 컸다.
무리를 해서 유명한 연기자를 카메라 앞에 세웠었고, 집요한 연출이 이어졌다.
결국 음악과 비주얼 모두 아름다운 작품이 나왔다. 댓글 창에는 찬사가 쏟아졌다.
모두가 캠페인의 성공을 확신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결론은 달랐다.
“제작비를 많이 썼는데도, 매출 변화가 없어요.”
광고주의 얼굴에도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감정과는 결이 조금 달랐다.
돌이켜보면 문제는 영상의 완성도가 아니었다.
너무 잘 만든 게 문제였다. 애초에...
왜 많은 사람들이 돈을 쓰고도 “광고해봤자 소용없다”는 체념을 할까?
광고를 잘 모른다는 막막함 때문에 무작정 광고대행사를 만나 “전문가니까 잘해주겠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내 브랜드의 핵심 판단을 남에게 맡기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상태로 광고를 어떻게 잘 만들고, 어디에 올릴지부터 먼저 고민하곤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따로 있다.
“광고를 해서 뭘 얻고 싶은가?”라는 ‘목적지 설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이 질문을 건너뛴다.
물론 대행사나 AI를 활용하면 전문적인 조언으로 이 과정을 함께 정리해 준다.
하지만 혼자서 광고 방향을 결정해야 할 경우는 의논할 상대가 없다. 막막하다.
제대로 된 판단을 놓칠 수도 있고, 광고가 시작부터 꼬여버리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드물지 않다.
특히 초보 마케터와 소상공인들이 광고를 시작할 때 이런 요구를 하기도 한다.
“인지도도 높이고 매출도 바로 나오게 해 주세요.”
이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사실 쉽지 않다.
광고의 방향은 결국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내가 지금 쓰는 돈이 이름을 알리는 데 쓰이는지, 물건을 파는 데 쓰이는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하나만 남겨야 한다.
명확한 목표 하나.
기억해 둬야 한다.
광고의 성공 여부는 도착점이 아니라 출발선에서 이미 반쯤 끝난다.
광고 목표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첫 번째, 브랜딩 광고(Branding Ad)는 “나를 기억해 주세요!”라고 속삭인다.
남녀 사이의 연애에 비유하면 ‘근사한 외양과 멋진 매너로 호감을 형성’하는 썸을 타는 방식이다.
이 광고는 당장 상품을 팔려고 하지 않는다. 내 브랜드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심어주는 게 목표다.
고객이 상품이 필요할 때 “이 분야는 역시 이 브랜드”라고 떠오르게 하는 식이다.
대신 우리가 어떤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지, 얼마나 멋진지 보여준다.
이 방식은 신생 브랜드를 알리고 싶을 때, 혹은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팬’을 만들고 싶을 때 주로 유용하다.
그리고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다른 위치를 차지하고 싶을 때 선택한다.
대개 고가의 ‘고관여 품목’에 적합한 방식이다.
두 번째, 세일즈 광고(Sales Ad)는 “지금 당장 사세요!”라고 외친다.
이것도 연애에 비유하자면 ‘고백을 하고, 전화번호를 전달’하는 적극적인 구애 방식이다.
이 광고는 목표가 명확하다. 바로 판매다.
단기간에 내가 쓴 돈만큼 바로 결과(매출)가 나오길 기대한다.
대개 혜택(할인, 사은품)이나 문제 해결을 강조한다.
그리고 ‘클릭’과 ‘구매’라는 즉각적인 행동을 유도한다.
“오늘만 50% 할인!”, “말도 안 되는 착용감, 완판 행진” 이런 직설적인 메시지가 여기에 많이 쓰인다.
이 방식은 당장 현금 흐름이 아쉬울 때, 재고를 빨리 털어야 할 때, 혹은 신규 회원을 한 명이라도 더 모아야 할 때 효과적이다.
‘저관여 품목’이라 부르는 중저가 상품이나 서비스에 적합하다.
※ 온라인 마케팅에 많이 쓰이는 퍼포먼스 광고(Performance Ad)는 세일즈 광고의 집행 데이터를 분석해, 돈을 쓴 만큼 성과를 최적화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까지 왔는데, 혹시 지금도 “이름도 알리면서 물건도 팔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쉬워도 참자.
메시지가 섞이면 고객은 둘 다 기억을 못 한다.
시간과 자금이 부족해도 이 원칙은 버려서는 안 된다.
꼭 둘 다 필요하다면 단계별로 접근하자.
일반적으로는 브랜딩이 먼저다.
하지만 당장의 매출이 급하면 ‘세일즈’에 올인하고,
여유가 생기면 ‘브랜딩’을 섞는 방법도 있다.
‘퍼포먼스 브랜딩’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공략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디지털 광고에서 이 방법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건 어려운 영역이니 대행사와 협업하는 게 더 낫다.
하지만 중요한 점.
목표를 섞는 순간, 광고는 힘을 잃는다.
하나라도 제대로 해야 광고가 달라진다.
다음 글 : [광고 목표 (2), 내 광고의 방향은 내가 정한다]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