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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수집가 Mar 29. 2017

가기 전 잠시 돌아봐주세요

내면일기

5시 45분, 버스가 도착할 시간이다. 내 앞에는 어떤 여자분이 서 있다. 5시 47분, 다른 번호의 버스가 도착했고 내가 탈 버스가 그 뒤에 섰다. 앞의 여자분이 후다닥 저 뒤에 선 버스를 향해 움직였다. '기다리면 이 자리로 올텐데' 생각은 하지만 버스가 가버릴까봐 나도 그 뒤를 따랐다.


5시 45분, 내 앞에 전에 본듯한 뒷모습이 보인다. 5시 47분, 또 버스 두 대가 나란히 왔다. 여자분은 기다리지 않고 후다닥 움직였고 나도 또 그 뒤를 따랐다. 아 무척 귀찮다.

 

광역버스는 탈 자리가 지정되어 있고 번호가 써 있는 자리로 버스가 와서 선다. 그래서 그 자리에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앞의 여자분은 그걸 알고 있을텐데 마음이 조급한가보다. 그 여자분이 움직이니 뒤에 줄 선 사람들 모두 졸졸졸 따라 움직이게 된다.


자리에 앉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여자분의 조급함, 불안함이 내 모습 같기도 하다. 나는 성격이  꽤나 느긋한 편인데 뭔가를 결정할 때 조급하게 결정한다. 기존의 룰, 다른 사람들의 상황, 지인들의 충고 등을 고려하지 않은채 마음에 어떤 결정이 서면 후다닥 결정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이런 후다닥 결정이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럴 뜻은 아니었지만 급작스러운 결정으로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어떤 경우는 안좋은 영향을 주기도 했다.


잠시 뒤돌아보면 나와 연결된 줄을 볼 수 있다. 마음이 가는대로 가는 것도 좋지만 연결된 사람들을 먼저 바라보고 결정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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