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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기행: 시간을 걷는 문장들

― 해외 작가 13인의 삶과 흔적을 찾아서 ―

by 박숲

프롤로그 — 문학이 남긴 자리에서



어떤 이들은 말한다. 작가는 죽고 작품만 남는다고.
하지만 나는 그 말에 온전히 동의할 수 없었다.
작가의 숨결은 여전히 그가 살던 방의 공기 속에, 묘비의 그림자 속에, 그리고 우리가 읽는 한 문장 속에 남아 있었다.

나는 그 흔적들을 따라 걷기로 했다.
헤밍웨이의 오크 파크에서 시작해, 루이자 올콧의 콩코드를 지나, 뒤라스와 베게트가 머물던 몽파르나스에 이르기까지.
그 길 위에서 나는 문학이란 결국 사라지지 않는 존재의 형식임을 배웠다.

그들이 살던 집의 창문, 묘비 위의 작은 꽃, 오래된 책방의 먼지 속에서도 문장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고, 우리가 다시 읽는 순간마다 새로 태어났다.


이 여행은 묘비를 찾아가는 여정이 아니다.

사라진 존재들의 자취를 따라 문학이 남긴 ‘숨결’과 ‘빛’을 다시 발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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