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 문화자원봉사활동 10년의 기록
마냥 미술, 미술관이 좋았다.
미술관에 가면 내가 상상하지 못한 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한참을 바라보면서 생각하고 상상하곤 했다. 제목과 그림을 번갈아 보면서 작가의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 애썼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해가 가지 않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전시 안내문을 읽고 또 읽기도 했다. 그리고 생각했었다. 그림을 그대로 이해할 수 없으면 어때. 내가 지금 이 그림을 보고 기분 좋거나 기분 나쁘거나 느낄 수 있으면 되는 거지. 그리고 나는 미술관에 갈 때 꼭 확인하는 게 있었다, 도슨트 시간표였다. 이왕이면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는 시간대를 맞춰 미술관에 가곤 했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꽤 유명한 도슨트의 전시해설을 들은 적이 있다. 작품 앞에 모인 관람객들은 도슨트의 막힘 없는 설명을 귀기울여 들었다. 전시된 작품만 해설하는 게 아니라 그림과 연관된 사건, 역사, 작가에 대한 이야기 등등 왜 그가 인기 있는 도슨트인지 짐작이 되었다. 지금은 더 유명해져서 그의 전시해설을 들으려먼 오픈런을 해야 한다는 말도 있더라.
나는 그날 전시실을 돌면서 전시실 모퉁이에 서서 인사하는 분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도슨트도 아니고 큐레이터는 더 더욱 아닌 분들, 가만히 서 있기도 하고 안내를 하기도 하고 그때는 몰랐다. 그 분들이 문화자원봉사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전시장 방호를 하는 분들일 수도 있었으나 그날 나는 미술관 안에서 일하는 분들을 호기심 있게 바라봤다. 그렇게 미술관을 다녔는데 왜 하필 그날이었을까.
아마 도슨트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선뜻 신청하게 된 계기였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는 10주 중 9주를 마쳤고 10주, 종강과 함께 도슨트 시연이 있었다. 시연에 통과해야 도슨트도 할 수 있었는데 얼마나 떨릴까. 직접 스크립트도 써야 했는데 나는 흑백의 꼴라주 그림을 선택했다.
드디어 시연이 있는 날, 20여 명의 4기생들이 순서대로 자신이 설명하고 싶은 작품 앞에 섰다.
경기도미술관은 2014년 겨울, 전하고 싶은 생각을 엮고 그것을 다양한 재료를 섞어 모으거나 붙여 표현해내는 예술작품들을 한 데 담아보는 《콜라주 아트 - 생각엮기 그림섞기》전을 개최합니다. 화폭 안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종이를 뜯어 붙이는 '파피에 콜레', 종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물을 직접 화면에 등장하게 하는 '콜라주'를 비롯, 그것을 3차원으로 발전시킨 '아상블라주'와 시간의 흐름을 분절하여 다르게 편집하는 '몽타주'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은 재료와 장르를 넘나드는 유연한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기법들을 작품 속에 펼쳐왔습니다. 이 작품은 구본창의 1998년 작, <태초에 #13>입니다.
-다음 이야기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