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개발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다
* 티스토리에 쓰던 내용을 앞으로는 브런치에도 함께 올리기로 했습니다.
| 20241014
스타십(Starship)이 다섯 번째 시험 비행에서 1단 로켓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젓가락(chopsticks)'이라는 이름을 붙인 발사탑 로봇 팔을 통해서다. 이로써 스페이스X는 스스로 약속된 장소로 돌아오는 팰컨 시리즈 1단 로켓에 이어, 인류가 만든 가장 큰 로켓인 스타십 1단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우주 개발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다.
스페이스X는 13일 오전 8시 25분(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에 있는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스타십의 다섯 번째 시험 비행을 위한 발사 면허를 발급한 지 하루만이다. 이번 시험 비행은 지난 6월 6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특히 이번 시험 비행에서는 스타베이스의 발사탑인 ‘메카질라’에 새로 설치한 로봇 팔을 젓가락처럼 이용해 공중에서 슈퍼 헤비 부스터를 잡았다. 스페이스X는 이 로봇 팔 시스템에 ‘젓가락(chopsticks)’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젓가락'은 발사 7분 만에 돌아온 부스터를 성공적으로 잡아서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단 한 번의 시도 만에 성공한 것이다.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링 매니저 케이트 티스는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슈퍼 헤비 부스터를 발사탑에 다시 올리는 데 성공했다”며 “오늘은 엔지니어링 역사책을 다시 쓰는 날”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대변인인 댄 휴오트도 “방금 장면은 마법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메카질라 로봇 팔'의 성공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 가장 중요한 의미는 스페이스X의 팰컨 시리즈와 동일하게 스타십도 1단 로켓(슈퍼 헤비 부스터)을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는 팰컨 시리즈의 1단 재사용으로 발사 비용을 낮춰 본격적인 민간 우주개발 시대를 열었다. 두 번째로 메가질라의 로봇 팔 시스템은 팰컨의 1단 회수 방식보다 한 단계 더 진보된 방식이다. 해상의 바지선이나 스페이스X의 착륙장으로 돌아온 팰컨 시리즈의 1단 로켓은 공장으로 옮겨 정비하고 다시 발사장으로 옮겨야 하는 만큼 재사용에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데 반해, 로봇 팔을 이용하면 지상 착륙을 위한 장치가 필요 없고,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그 자리에서 연료를 주입해 재발사 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페이스X는 성명을 통해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은 수년간 부스터를 공중에서 캐치하기 위해 준비했고 몇 달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수만 시간을 쏟아 부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는 과거 스타십을 우주 개발 뿐만 아니라 지구 내 여행(물자 및 화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4차 스타십 시험 비행 때 우주선이 고도 240㎞ 궤도에 진입한 뒤에 인도양에 ‘스플래시 다운’ 방식으로 떨어지게 한 바 있다. 스플래시 다운은 하강 속도를 줄이면서 다시 착륙하는 것처럼 자세를 잡은 뒤 물속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스타십의 2단부인 우주선은 시속 2만6234㎞로 고도 210㎞를 날아 지구로 다시 귀환해 인도양에 착륙할 예정이다. 2단부까지 성공적으로 돌아오면 이번 5차 시험 비행은 완전한 성공으로 끝나게 된다.
스타십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로켓이다. 총 길이가 120m에 달하고, 추력은 7590tf(톤포스·1tf는 1t 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다. 스타십의 탑재 중량은 100~150t인데, 한 번에 100명의 우주인이 탈 수 있는 수준이다.
은이은 기자 unyiun@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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