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척 매뉴얼 - 5G
요즘 5G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고속도로라고 표현을 하고, 통신사는 20조 원 이상을 5G 망에 투자한다고 합니다.
뭔가 중요한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우리의 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5G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려면 가장 먼저 5G가 뭔지를 알아야 하겠죠?
5G에서 G는 세대를 의미하는 generation입니다.
즉, 통신에서 말하는 5G는 5세대 통신이라는 말이죠.
1984년에 시작된 1세대는 단순히 전화만 되는 것입니다.
아날로그 음성통화 방식이도 데이터 전송속도는 14.4 Kbps
1996년부터 열린 2세대는 문자까지 가능한 것이죠.
데이터 전송속도는 144 Kbps
아직도 가끔 2G 폰이라는 말을 사용하죠?
그 2G 폰이 문자까지 가능한 폰입니다.
2006년 3세대부터 영상 전송이 가능해졌습니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최대 14.4 Mbps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011년에 상용화된 4세대의 핵심은 스트리밍입니다.
흔히 4G = LTE라고 표현을 하는데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LTE는 Long term evolution의 줄임말로 3세대보다는 12배 이상 빠른 최대 173 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지만 4세대의 기준은 고속 이동 중 100 Mbps 지원, 정지상태 1 Gbps 지원입니다. 2009년까지 LTE는 그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했죠. 그래서 3.9세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2010년 12월부터는 LTE도 4세대로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LTE는 3세대에서 4세대로 넘어가기 위한 단계이지만 우리는 그냥 4G가 LTE라고 이해하고 사용하고 있죠.
그렇다면 4세대가 보편화되면서 우리 생활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요?
스트리밍 멀티미디어가 안정되었다고 하면 아직도 이해가 어려우시죠?
그렇다면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이해가 좀 쉬울까요? 4G 시대가 열리면서 급속도로 성장한 기업들이 시가총액 세계 4위 아마존, 시가총액 세계 7위 알리바바, 시가총액 세계 8위 페이스북과 같은 통신서비스 관련 업체들이라고 하면 또 이해가 되실까요?
이동 중에도 동영상까지 안정적으로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시가총액 세계 1위부터 3위까지 역시 애플,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통신기업입니다.
통신서비스의 변화가 세계의 경제를 움직이고 있다는 말이죠.
이제 통신서비스가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 조금 이해되셨나요?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5G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금 전에 4G의 핵심은 스트리밍이라고 했죠?
하지만 5G의 핵심은 저 지연성이고,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수용능력입니다.
저 지연성이라는 말은 뭔가 일을 할 때 지연되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말입니다.
적이 쳐들어 왔을 때 봉화를 올려서 알리는 것보단 전화로 알리는 것이 빠르겠고, 전화기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기보다는 내 손에서 들고 있는 전화로 바로 보고하는 것이 훨씬 빠르겠죠? 그리고 보고를 받고 난 뒤에도 소집하고 달려와서 회의를 하기보다는 각자 있는 자리에서 화상으로 연결해서 회의를 하고 바로 대응방법을 찾는 것이 당연히 더 빠릅니다.
게임 좀 해보거나 영화 같은 것을 다운로드하여본 사람들은 ‘랙 타임(lag time)'이라고 불리는 지연시간을 이해하실 겁니다.
2019년 4월부터 상용화되고 있는 5G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최대 20 Gbps(초당 2.5GB)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1 Gbps가 최대치인 LTE보다 20배나 빠른 속도다. 그리고 지연시간은 20밀리 세컨드 (1,000분의 1초)이지만 5G는 1ms로 줄어듭니다.
4G에서는 지연시간은 20밀리 세컨드 (1,000분의 1초)이지만 5G는 1ms로 줄어듭니다. 잘 와 닿지 않죠?
1초도 아니고 밀리세컨드라고 하면 잘 와 닿지 않으시죠?
컴퓨터를 사용하실 때 HDD와 SSD가 부팅될 때부터 속도 차이가 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HDD는 응답속도가 5.5~8.0ms 수준이지만 SSD는 응답속도가 0.1ms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ms도 우리가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좀 이해하셨나요?
참고로 유선으로 인터넷을 연결했을 때 지연속도가 10~20ms정도이니 5G부터는 무선이 유선보다 더 빠른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5G짜리 UHD 영화를 다운로드하는데 4G는 240초 즉, 4분 정도가 걸린다면 5G는 단 6초면 다운로드됩니다.
‘난 그 정도로 용량 많은 영화를 안 보니까 관계없어.’ ‘폰으로 볼 때는 Full HD만으로도 충분해’라고 하실 분 계실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일반 영화나 드라마뿐만 아니라 VR이나 AR과 같은 것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또 자동차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시속 100km로 달릴 경우 1초에 약 27m를 달립니다.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자동차의 경우 4G에서는 지연시간이 0.03~0.05초이기 때문에 장애물을 발견하고도 약 0.81~1.35m를 더 달리고 나서야 브레이크를 걸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5G는 지연시간이 0.001초이기 때문에 단 2.7cm만 더 달리고 브레이크를 걸게 되는 거죠.
여기서도 자율주행차가 나랑 뭔 상관이며, 실제 제동거리는 1m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에서 1m는 큰 차이가 날 수 있고, 자율주행차는 앞으로의 직업과 관계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가 된다면 사리질 직업들이 예상되지 않나요?
우선 운전학원도 없어질 수 있고, 대리운전도 없어질 수 있겠네요. 그뿐일까요? 버스나 택시와 같은 운전 전문 직종들도 위험하지 않을까요?
이제라도 5G에 대해 지금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면 다행입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의료,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공장에도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5G가 가진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가 수용능력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LTE는 1㎢ 당 10만 대이지만 5G는 100만 대까지 늘어납니다. 이게 뭘 의미할까요?
가장 단순하게는 광화문 광장에 100만 명이 모여도 통신장애 없이 편안하게 SNS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끝이라면 제가 이런 얘기를 하지 않겠죠?
5G의 핵심 기술 중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이라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 기술은 말 그대로 네트워크를 여러 회선으로 나누어줄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단순히 나누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회선을 전용회선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4G는 1차선 고속도로라면 5G는 100차선 고속도로인데 그나마도 모두 다른 전용차선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이 수용능력과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왜 중요할까요?
먼저 의료 같은 분야에서 다른 간섭을 받지 않고 의료 행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회선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공연장에서도 마찬가지 전용회선을 공연용으로 따로 확보해서 쓸 수 있겠죠. 조금 전에 얘기한 자율주행차의 경우에도 다른 간섭 없이 자동차 주행에만 회선을 따로 확보하면 됩니다.
언뜻 보면 매우 좋은 기술 같지만 여기에는 또 하나의 함정이 있습니다.
통신망을 서비스하는 곳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와 같이 거대한 IT기업이 자본을 활용해 망을 독점할 경우, 후발주자들이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합법적으로 말이죠.
이상으로 5G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이제는 5G가 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지 조금은 이해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