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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Oct 26. 2019

[한국사] 단군할아버지, 고조선을 세우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자녀들이 무언가 물어볼 때 그냥 모른다고 하기보다는 최소한의 아는 척 정도는 할 수 있으면 좋겠죠?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작정 외우기보다는 최소한의 지식 정도는 대답해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역사는 아이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노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 나오는 100명을 중심으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내용 정도만 설명할 수 있으면 자녀들에게 충분히 아는 척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등장하시는 분은 바로 ‘단군할아버지’

단군할아버지에 대해서는 크게 3가지의 키워드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1. 환웅 

2. 웅녀

3. 고조선 (2333년)


먼저 초등학생 자녀에게 설명하기 위한 간단 버전부터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옛날에 하늘에서 환웅이 내려왔습니다. 호랑이와 곰은 환웅을 찾아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환웅은 쑥과 마늘만 먹으며 동굴 속에서 100일 동안 있으라 했죠. 하지만 호랑이는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동굴에서 나와 버렸고, 곰은 아름다운 여자로 변했습니다. 곰이 여자가 되었다고 해서 이름을 ‘웅녀’라 부르게 되었고, 환웅과 결혼해 아이를 낳았으니 그가 바로 ‘단군’입니다. 단군은 자라서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내세우며 나라를 세우게 되는데 그 나라가 바로 고조선입니다. 이때가 기원전 2333년. 우리나라 최초의 나라이며 우리를 단군의 자손이라 부르고, 반만년의 역사가 있다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정도는 모두 기억나시죠? 초등학생들에게는 이 정도만 설명해주어도 될 것입니다. 


이제는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역사에 대한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시간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역사학자는 아니니 조금만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고조선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서에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하고 동국통감과 제왕운기에도 짧게 기술되어 있을 뿐입니다. 하긴 워낙 고대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점을 감안한다면 아직은 모두 당시의 상황을 추정할 뿐이죠.


1. 환웅

고대국가의 건국자들을 신성시하기 위한 이야기는 거의 모든 국가에 다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우리나라도 환웅은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 땅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하늘이 가장 신성한 곳이었겠죠. 지금 이야기의 핵심은 ‘웅녀’입니다. 

2. 웅녀

왜 그 수많은 동물들 중에서 호랑이와 곰이 등장했으며, 호랑이가 아닌 곰이 선택받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해보겠습니다. 

 첫 번째의 시각은 당시에 만연한 토테미즘 사상을 근거로 ‘호랑이’를 섬기는 부족과 ‘곰’을 섬기는 부족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환웅은 나라를 세울 근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지역 부족들을 복속시키는 과정을 거쳤을 텐데 그중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세력이 형성이 되어 있는 큰 부족 집단이 그 두 부족이었을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는 거죠. 환웅은 그중 ‘곰’을 섬기는 부족과 힘을 합쳤고 그 부족에서 태어난 아이가 자라서 ‘단군왕검’이 되었다고 유추해볼 수도 있죠. ‘호랑이’를 섬기는 부족은 아마 가장 적대적인 부족이었거나 아니면 중간에 사이가 틀어져서 일부러 더 나쁘게 표현하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의 시각은 ‘곰’이라는 동물에 대한 이해입니다. 동양권에서 호랑이는 동물 중에서 가장 강력한 동물입니다. 옛날 민화나 구전 전래동화에서도 호랑이는 집권세력에 비유되죠. 그런 호랑이를 이기고 곰이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을 차지하게 됩니다. 여기서 또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죠. 환웅이 제시한 조건이 1) ‘쑥’과 ‘마늘’만 먹으면서 2) 동굴에서 3) 100일 동안 기다리는 것입니다. 호랑이와 곰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일까요? 바로 ‘겨울잠’입니다. 앞의 3가지 조건은 최소한의 식량으로 추위를 피해 가만히 웅크리고 있으라는 환웅의 지시였고 그 지시는 곰의 겨울잠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가집니다. 어찌 보면 긴 겨울의 추위를 이길 방법을 환웅이 알려주었는데 곰은 환웅의 지시를 따라 살아남았고, 호랑이는 환웅의 지시를 어겼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그 옛날에는 겨울에 얼어 죽는 사람과 동물도 많았을 텐데 겨울이 되어 사라진 곰이 혹독한 추위를 이기고 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 얼마나 신비로왔을까요? 어떤 이는 겨울이라는 죽음의 시간을 이긴 ‘부활’의 의미를 부여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사실 명확한 기록이 없으니 각자가 편한 대로 해석하셔도 될 듯합니다. 여기서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면 바로 ‘마늘’입니다. 삼국유사에서 기술된 ‘신령한 쑥 한 대와 마늘 스무 묶음(靈艾一炷、蒜二十枚)’ 표현 때문에 우리는 그냥 ‘쑥’과 ‘마늘’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 또한 해석이 다시 되고 있습니다. 마늘로 해석된 ‘산(蒜)’의 경우 고조선이 생길 당시에 동아시아에 없었던 ‘마늘’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중국의 ‘본초강목’에는 마늘이 한나라 시대에 서역에서 들어왔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때의 ‘산(蒜)’은 명이나물로 불리는 산마늘이나 ‘무릇’이라는 다른 작물이라는 의견이 이제는 더 지배적입니다. 쑥으로 해석된 ‘애(艾)’ 역시 꼭 쑥이 아니라 비슷한 다른 작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습니다. 


3. 고조선

처음의 이름은 그냥 ‘조선’입니다. 우리는 이성계가 세운 조선과 구분하기 위해 단군 조선을 고조선이라 부른다고 배웠지만 사실은 위만이 건국한 위만 조선과 구분하기 위해 이미 일연이 삼국유사에서 ‘고조선’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삼국유사가 인용한 ‘위서’에는 단군이 아사달(阿斯達)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건국했고, 그 시기가 중국의 고대왕국인 ‘요(堯)’와 같은 시기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편 ‘고기(古記)’는 단군이 평양성에 도읍하였다가 백악산 아사달로 도읍을 옮겼다고 합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단군이 조선을 처음 세운 도읍지를 평양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사달’이라는 이름이 그냥 ‘조선’이라는 의견도 있고, ‘쥬신’이 바로 조선이라는 말도 있으나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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